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 읽는 내내 영등포가 겹친다. 돈 때문에 도시 재생, 마을 만들기 사업에 뛰어드는 활동가들의 한계를 얘기하는 지점에서는 딱 내 얘기다 싶어 부끄러웠다. 도시 재생과 거버넌스를 바라보는 행정의 한계야 익히 지적된 것이지만, 나 자신 역시 지역을 보고 들어간 것이 아니라 돈 때문에 .. 리뷰/책 2017.04.16
천일야화 2 자, 천일야화 2권.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천일야화>의 뜻이 '천 날'인줄 알았다. '천 하루'란다. 2권은 굵직한 얘기들이다. 신밧드의 모험이 한 절반, 나머지 이야기들도 꽤 길다. 원래 내 지론이 시나리오의 문제점은 꼭 대사에 나오기 마련이라는 건데, 여기 셰에라자데 왕비의 얘기를 .. 리뷰/책 2017.04.16
로건 그렇지 않을 것 같은데 너무 건성이어서 당황하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너무 진지해서 무안하게 만드는 이도 있다. 영화도 그런 것 같은데. 어벤져스가 딱 전자에 해당한다. 과연 얘네들의 능력이 객관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 헐크나 토르는 물론이고 가장 물리적 .. 리뷰/영화 2017.04.16
은유의 마법 얼치기 작가 지망생의 예단이지만, 나는 문학을 인문학에 연결지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을 꼽자면 단연 '은유'라 생각한다. 거칠게 정의해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구조의 유사성'을 다루는 은유는 '구조'로 인해 경험의 폭을 넓히고, 관점을 바꾸고, 결국 통찰을 제시한다. 그럼에도 우리 .. 리뷰/책 2017.04.10
고스트 인 더 쉘 쿠사나기도 좋아하고, 한순이도 좋아하지만 한순이가 쿠사나기를 하는 건... 원작을 고집하지는 않는데, 이 영화 뭔가 못마땅하다. 이유가 뭘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쿠사나기의 광기가, 한순의 쿠사나기에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어렴풋하지만 원작 <공각기동대>의 쿠사나.. 리뷰/영화 2017.04.01
천일야화 1 얼마 전 '비정상 회담'에서 파키스탄 사람이 인도 드라마가 보통 100회를 넘는다며 푸념한 적이 있는데, 잊고 있었지만 이미 인류는 천 일 회 연속 방영된 드라마를 갖고 있는 셈이지 않나? 오래 전 <아라비안 나이트>라고 번역되어 온 책을 일 권 읽다가 말았는데, 이번에 작심하고 도.. 리뷰/책 2017.04.01
솔로몬의 위증 세월호에 대한 막발, 특히 비용 운운하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떠오른다. 단 한 명을 구하기 위해 수많은 다른 장병들이 희생해야 하는 근거는 뭘까? 영화 속 인물들 저마다 각각의 정의감, 동정심들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군 그리고 사.. 리뷰/영화 2017.04.01
7년의 밤 구덩이 한 가운데 죄인이 섰다. 둘러싼 사람들은 저마다 손에 돌멩이를 들고 있다. 랍비가 옷을 떨구자, 그 신호에 따라 돌들은 얕은 포물선을 그리고 구덩이의 중심을 향해 빨려간다. 뼈와 살을 찧는 소리는, 벌써 군중들의 저주와 욕설에 묻혀버렸다. 랍비는 알고 있을까? 신이 죄인을 .. 리뷰/책 2017.03.27
Casting Jonbenet 여섯 살 여자아이가 유괴당한다. 밤 사이 놓고 간 것으로 보이는 유괴범의 편지를 거실에서 발견한 부모는 바로 경찰에 신고한다. 그러나 이내 소녀의 시신은 그 집 지하실에서 발견된다. 1996년 미국의 소도시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끝내 미궁 속에 빠진다. 그리고 수 많은 음모론이 이어.. 리뷰/영화 2017.03.15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 90년에 입학했을 때 등록금은 130만 원 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97년에 입학했을 때는 180만 원이었고. 스스로 도시 빈민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다지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88년 이후 가파른 경제성장 덕인지 우리 가계도 조금씩 허리를 펴는 중이었고, 아주 잠깐이지만 십일조 액수 순으로.. 리뷰/책 2017.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