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 2
대부 2 (2010)
The Godfather: Part II
9.5
글쓴이 평점
1편에서 결혼식 시퀀스는 대부라는 캐릭터와 주제를 모두 함축하고 있다. 2편에서는 장례식으로 시작한다. 콜레오네가 9살이던 이탈리아의 고향에서 아버지를 장례치르던 때로. 마을의 마피아에게 아버지, 어머니, 형을 잃은 콜레오네가 미국으로 건너와 대부로 성장하는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1편에 이은 2대 대부 마이클의 이야기는 아버지의 이야기와 함께 나란히 교차한다. 마이클의 이야기 역시 시작은 아들의 성찬식.
이렇게 대부에서 가족의 예식은 대부가 지키려는 가치를 그대로 상징한다. 젊은 시절의 콜레오네로 로버트 드 니로가 나온 것을 빼면, 그 이야기에서 새로운 것은 거의 없다. 1편에서 말론 브란도가 보여준 가족애와 그 것이 확장된 그의 경영 방식이 후일담 형식으로 간간이 등장할 뿐이다. 반면 마이클의 이야기는 1편에서 보여준 아버지의 세계가 어떻게 아들의 대에서 갈등하고 붕괴되고, 변형, 봉합되는지는 보여준다. 1편에서도 가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매형을 죽이게 되지만 2편에서는 마이클의 형 프레도와 마이클의 아내, 그리고 아버지의 수족과도 같은 삼촌들이 우르르 숙청당한다. 마이클은 어머니에게 묻는다. '아버지가 가치를 지키는 동안 잃어버린 것은 없는지?' 어머니가 답한다. '가족을 잃을 수는 없는 거란다' 그러나 마이클은 결국 가족을 잃는다.
위태한 위기 속에서도 마이클의 수완은 그의 패밀리를 지켜내지만 정작 그의 가족들은 지키지 못하는 아이러니. 전작이 꼴레오네에 대한 어떤 가치 판단도 유보했다면 2편에서는 좀 더 분명한 시선으로 그들의 죄값을 유예없이 청구한다. 난 3시간 20분이라는 러닝타임 속에서 관객들이 성취한 것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한다. 1편에서 유보되었던 가치에 대한 판단. 그것이 이 2편을 1편과 봉합하면서 완결된 이야기를 이뤄냈던 것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