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살인의 해부
자카르타
2012. 8. 15. 15:34
살인의 해부
Anatomy Of A Murder
7
글쓴이 평점
아.. 어쩜 법정 드라마가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을까? 제임스 스튜어트가 만들어낸 캐릭터는 이제껏 어느 영화에서도 보지 못한 새로운 변호사를 만들어 낸다.
음악을 재즈아티스트인 듀크 앨링턴이 맡아 시종일관 재즈가 넘쳐나는 것도 법정 드라마로서는 누리기 어려운 호사다.
법정을 중심으로 단촐하게 손 꼽을만한 장소에서 반복되면서, 러닝타임은 160분에 달해 상당히 지루할 듯도 하지만 재판장이나 변호사나 누구나 할 것 없이 주요 출연진급 대여섯명의 연기와 캐릭터는 상당히 매력이 넘친다.
<12명의 성난 사람들>은 더 극단을 달려 한 장소에서 러닝타임을 소화해내지만, <살인의 해부>의 경우에는 온전히 변론과정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내가 성폭행을 당하자 이에 흥분해서 가해자를 총으로 쏴 죽인 중위를 변호하는 과정이 영화의 전부다. 변호사는 중위를 일시적 정신 착란으로 몰려고 하고, 검사는 이를 반증하려고하는 구도가 주요 갈등이지만, 그 틈새에 폭력 성향을 가진 남편과 바람기 짙은 아내, 알콜 중독인 보조 변호사, 피해자의 숨겨놓은 딸 등의 인물들이 제각각의 캐릭터를 구축해나가며 이야기를 풍성하게 디자인해 나간다.
능구렁이 제임스 스튜어트에 빠져 다른 영화들도 찾아볼 기세다. 이번에 보면서 느꼈던 건데, 왠지 제임스 스튜어트가 리암 니슨과 겹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