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맹근다

자카르타 2012. 12. 7. 21:09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맹근다

저자
백두현 지음
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6-04-1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경상도 사투리의 말맛을 전해주는 책. 경상도 사투리를 생활 속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경상도 사투리에 대해 자료를 찾을 일이 있어 검색하던 중 만난 책이다. 경상도 사투리의 '맛'을 잘 보여주는 사례 수십 여 가지를 표제어로 세우고 그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유홍준 선생이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에서 지방 방송은 지역 말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었는데 점점 맛깔스런 사투리들이 사라지는 걸 보면 그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이 책의 저자도 역시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다. 언어의 다양성, 그리고 그를 기반으로 한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사투리는 보존되고 연구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본을 쓸 때 사투리를 몰라 그저 서울말로 적어놓고 배우에게 맡긴다고 해서 사투리가 그 작품에 녹아들 수는 없다. 사투리는 그저 표준어에 일대 일로 대응되는 것이 아니라 표준어와는 다른 사고방식, 그 지역의 생활 방식,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표제어로 토막난 글이라 경상도 사투리에 대한 이론을 개괄하기는 불편했지만 이 책에서도 단어 하나하나에 깃들인 경상도 지역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일견에 드는 느낌은 이 지역 사람들이 축약에 능하다는 사실. 그게 좋은지 나쁜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의 생략이 상당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서 어원을 따지기 어려운 말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 한권으로 내가 필요한 정보들을 다 얻는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었지만 나름 그 분위기 정서는 익힐 수 있는 책이었다. 이렇게 자신의 영역에서 그 연구 성과들을, 일반인들이 먹기 좋게 요리해내는 저자들은 참 감사한 분들이다. 이 책이 나온 것이 2002년이니 경상도 사투리 사전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