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우리 과학의 수수께끼
자카르타
2013. 2. 8. 23:33
우리 과학의 수수께끼
카이스트 한국 과학사 수업 중 학생들이 조사하고 발표한 내용들에 그 과목의 교수인 이 책의 저자가 보강한 책이다.
다른 한국과학사에 대한 책들이 어떤 유산들이 갖는 당대의 가치나 외국과의 비교한 위상 차이에 주목하는 대신 좀 더 주제별로 과학면에서 실제로 어떤 성취가 있었는지 어떤 원리와 기술에 진보가 있었는지, 탁월한 면은 뭔지를 나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 일제 강점기나 해방 후 민족주의 사관에 입각해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한다는 목적으로 과장, 왜곡된 사실들을 냉정하게 고찰하고 동아시아 문화권 안에서 교류의 자취들을 나름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화성에 대한 장에서는 수성을 위한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가상의 침략 회의를 꾸미는 등, 학생들의 재기발랄한 시도들도 많이 남아 있어서 오히려 당대의 생활상을 그려볼 수 있는 시선도 얻게 된다. 대동여지도나 허준의 동의보감을 둘러싼 여러 서사들의 왜곡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이후 다른 서사를 쓸 작가들도 읽어볼만 하겠다.
장영실의 자격루에 대한 현재 연구의 성과들 그리고 연관된 다른 자료들, 연구들을 소개해주고 있어 많은 도움을 얻었다. 알자지라라는 이슬람의 과학자가 자격루의 선진 모델이었다는 걸 알게된 것만으로도 큰 성과다. 다만 장별로 편차 없이 설명의 포맷과 스타일에 일관성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2권까지 사볼 요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