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olverine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 적들에 긴장감이 사라졌다.
적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여러 가지 인물들을 설정해 놓긴 했지만 그다지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고 오히려 산만한 느낌이다.
울버린의 삶을 버리고 은둔해 살아가는 로건의 꿈은 동일한 메시지와 감정을 반복하지만 어느 현실과도 맥락을 형성하지 못한다. 진을 죽였다는 자책에 자신의 힘을 '저주'라 생각하지만 그 저주를 포기할 수 있는 순간에 단지 '저주는 나 혼자만으로도 족하다'는 이유로 기회를 포기하고 또 다시 재기하게 되는 전환점인 '새로운 사랑'은 너무 쉽게 '진'에 대한 감정을 씻어버린다. 그리고 악역이나 조력자로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하나도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꽤 잦은 액션씬에도 긴장감과 쾌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울버린을 버리고 싶은 로건의 심리를 공략하는 정공법을 택했음에도 전혀 어떤 감정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또 뭘까? 이전편에서 보여줬던 스펙타클이 많이 사라진 것도 한 요인이겠지만 무엇보다도 주인공의 약점을 그저 이야기를 전개하는 소재 차원에서 다루었기 때문은 아닐까?
만약에 마리코가 다시 진의 운명을 반복하게 된다면? 그 순간 로건이 자신의 능력을 폐기할 결심을 하게 된다면 어땠을까? 여기에 손녀를 죽여서라도 자신의 영생을 얻으려는 야시다의 야비함을 더욱 강조했더라면?
여기에 등장하는 닌자 하라다나 유키오의 캐릭터도 그다지 매력이 없다. 마지막 하라다의 변심도 이해는 가지만 감동을 주기 보다는 너무 가볍다는 느낌이고, 유키오도 자신의 목숨을 구해줬다며 헌신 모드였던 앞부분의 캐릭터는 모두 소멸된 느낌이다. 화살을 맞아도 몇 층 높이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던 바이퍼가 유키오에게 당해 죽는 것은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 정말 다양하게 배치한 인력들의 감정 라인들만 잘 살려도 뭔가 좀 더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너무 무력하게 끝내버린 듯.
뭔가 있을 것 같은 장면들의 연속. 여기 니자들과의 장면도 참 아쉽다.
<줄거리 요약>
로건은 진을 죽인 후 상심에 빠져 숲속에 은거 중이다. 어느날 그에게 일본인 유키오가 찾아온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로건이 살려준 야시다가 죽기 전 로건을 보고싶다며 부른 것이다. 진은 유키오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간다.
대재벌로 성장한 야시다는 로건에게 영생의 능력을 자신에게 주고 평범하게 죽을 것을 제안하지만 로건은 거부한다. 그날 로건은 바이퍼가 등장하는 이상한 꿈을 꾸고 야시다는 죽는다.
장례식장에서 야시다의 손녀 마리코가 야쿠자에게 납치 당하려는 것을 로건이 구해주려는데 야쿠자에게 입은 총상이 회복되질 않는다. 로건과 마리코는 기차로 도피하고 다시 기차에서 야쿠자를 만나 위협을 당하고, 러브 호텔로 피신하게 된다. 러브 호텔에서 다른 야쿠자들에게 로건이 절명의 순간을 맞는데 마리코가 표창으로 로건을 구한다.
로건과 마리코는 과거 로건이 야시다를 구해줬던 나카시마의 고향집으로 숨는다. 여기서 로건과 마리코는 사랑을 하게되는데 여기까지 쫓아온 야쿠자에 의해 마리코가 납치당한다.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을 가진 유키오는 로건의 죽음을 꿈에 보고 로건에게 경고하지만 로건은 마리코를 구하러 마리코의 약혼자를 찾아간다. 로건과 유키오는 마리코의 약혼자로부터 마리코의 아버지 신켄이 마리코를 죽이려 한다는 얘길 듣는다.
마리코를 납치한 신켄은 그러나, 바이퍼의 일당들에게 다시 마리코를 빼앗긴다. 로건은 자신이 바이퍼의 독충에 감염 되었음을 알고 심장에 가슴에 손을 넣어 벌레를 제거하고 힘을 되찾는다. 그리고 신켄을 죽인다.
바이퍼는 마리코를 미끼로 로건을 잡으려 한다. 로건은 끝내 바이퍼의 닌자들에게 잡힌다. 드러나는 진실. 바이퍼를 조종한 것은 야시다였다. 그는 영생을 위해 로건을 노리고 있었던 것. 마리코의 방해로 로건은 족쇄를 벗고 야시다가 입은 로봇 슈트와 대결을 벌인다. 야시다가 로건의 능력을 흡수하려는 즈음 마리코가 나타나 할아버지인 야시다를 죽인다.
로건은 이제 은둔의 생활을 청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