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어벤져
연말을 맞아... 라기 보다는 외장하드 용량도 부족하고 또 예전처럼 마냥 쌓아놓을 이유도 없어서 한 번 봤던 영화들에 대한 리뷰를 쓰면서 파일들을 지워가는 중이다. 연말까지 얼마나 지우게 될지 모르겠다.
파일들의 이름을 보면 굳이 이 영화들을 왜 봤을까 싶은 영화들도 꽤 된다. 십중팔구 그저 시간떼우기용으로 봤던 영화들이다. 그러나. 이 영화만큼은 나름의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말하고 싶다.
우선 배우가 설국열차의 주인공인 크리스 에반스다. 캐스팅 당시 봉준호 감독이 '캡틴 아메리카'의 이미지가 강해 망설였다는데 그 이유를 확인하고 싶었달까? 뭐 암튼 배우가 궁금한 게 하나. 그리고 거대한 마블 코믹스의 체계가 서서히 드러나는 이때에 그 흐름에 뒤떨어지지 말아야겠다는 조급함 혹은 강박이 있었던가 보다. 뭐 사실 얘네들이 여기저기 찬조출연 하면서 내가 모르는 중요한 서사가 있나 싶었던 거다. 그런 전차로 보기는 했지만 내가 모르는 혹은 딱히 다른 어벤져스 영화들을 보기 전에 반드시 알아둬야할 만한 내용은 별로 없었다. 그저 '아이언맨'과 대비되는 투철한 애국심이 있고 70년이라는 시간을 차압당했다가 환불받은 희생(?)이 있었다는 정도일까? 그 외에는 뭐...............
서사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주인공이 뛰어난 신체를 얻은 후 간첩을 잡는 활약을 펼친 뒤에도 주인공은 선전전의 배우로 쓰인다는 사실이다. 주인공이 겪는 이 모멸의 순간을 배치한 건 무슨 이유일까? 그리고 어떻게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받아들여지게 되나?
그건 아마도 이 캐릭터에게 부여되는 가장 큰 힘은 명예이기 때문이라 생각되다. 주인공이 겪는 감정의 폭과 변화의 폭을 가능한 최대로 벌리려는 의도가 아닐까?
아, 그리고 이건 뱀발인데. 이 시리즈를 볼 때마다 의문이 드는 것은 도대체 쟤네들의 힘이 정확이 어떤지를 도통 모르겠다는 거다. 아마 만드는 사람도 정확히 모를 것 같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