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바람의사신

수용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변화

자카르타 2014. 4. 17. 23:48

4부 평구의 목적 수정. 


근본으로 돌아가기 초식 연마 중이다. 근본은 곧 주제를 말한다. 무엇을 얘기하려고 하느냐? 한 상황의 결말이나 여기서 파생되는 또 다른 사건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는 기준은 주제가 되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지금껏 이 의미를 제대로 모르고 써 왔던 것 같다. 실제로 어떻게 적용을 하는지 말이다. 

오늘 작업 중 가장 중요한 작업은 주인공의 행동의 목적을 수정하는 일이었다. 주인공이 A라는 행동을 기획하고 (이것은 시청자와 공유하고) 드라마는 그의 행동을 따라가는데 알고보니 그는 B를 하고자 했다. 그리고 B를 실행할 순간 그는 또 망설인다. 시청자들은 A로 향하는 줄 알았는데 B로 선회하면서 '뜻밖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B를 실행하는 데에서 주인공은 딜레마의 상황을 맞이한다. 수정본에서는 처음부터 시청자들에게 주인공은 B를 하려고 한다는 것을 인지시켰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은 B가 이 작품의 주제와 더 부합된다. 정확히는 이 작품의 주제와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동이다. 그래서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을 느끼게 할 수 있다. 그에 비하면 A라는 행동은 그저 주인공 개인의 욕망에 관련된 것이다. 어떤 긴장이 더 필요한가? 당연히 주제와 관련된 긴장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B로 선회하는 이유가 너무 복잡했다. 하이라이트에 그렇게 선회를 하고나서 이것을 시청자들에게 납득이 갈만큼 설명할 방법이 없다. 모든 방법이 너무 억지스럽다. 그런 경우에는 이것을 아예 초반에 목표로 제시를 하는 것이 옳다. 이때에는 논리나 상황을 설명할 여유가 있다. 


어떤 정보를 감출 것인지, 어떤 것을 반전으로 설정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준은 단연 감정이다. 그러나 감정 이전에 이해가 필수다.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 변화라면 이해되도록 미리 시청자들에게 설명을 하는 게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