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오늘은 미드 <24>를 봤다.
어제 주제에 대해서 몇자 적긴했는데, <24>를 보고나니 또 잘 모르겠다. <24>에서 과연 어떤 주제를 말할 수 있을까? 이처럼 사건이 연속으로 벌어지는 드라마에 주제란 게 어떤 효용을 가지고 있을까? 작품이 끝날 때 즈음, 이르게는 중간 즈음부터 주인공의 갈등이 심화될 때 딜레마의 상황에서 작가의 생각이 드러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 5회까지 본 <24>에서는 어떤 주제도 뚜렷하게 읽히지 않는다.
그저 주인공을 궁지에 모는 사건들로만 이뤄진 작품이란 것도 가능할 것인가? 그때에 창작이란 기존의 사건과 새로운 사건의 맥락을 교묘하게 엮는 재주만 필요한 것인가? 이런 드라마가 있는 한, 플롯 중심의 드라마와 캐릭터 중심의 드라마가 결국은 하나라는 얘기는 쉽게 받아들여 질 수가 없다. <24>에서도 잭 바우어의 캐릭터 때문에 사건들이 더욱 복잡해지고 풍성하게 전개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캐릭터의 변화가 보일 것 같지는 않다.
'이 작품에서 하고자 하는 얘기가 뭐야?' 주제란 결국 이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4>의 경우는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테러범으로부터 딸과 대통령을 구하려는 대태러 요원의 이야기'다. 여기에 어떤 가치관이 들어갈 수 있을까? 그저 너무나 당연한 임무가 아닐까? 그러니 주인공의 갈등 상황과 목적이 분명하다면 이제 주제에 대한 강박은 없애도 되는 것인가? 그러면 이야기를 만드는데 있어 수많은 갈림길에서 좌표과 될 수 있는 것은 그저 '얼마나 주인공을 위기에 몰 수 있는가' 여부일 뿐이란 말인가?
자기 전에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주제'편을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