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20140430
자카르타
2014. 4. 30. 22:55
4월의 마지막 밤이다. 결정할 시간이 다가온다. 지내고서야 느끼는 것이지만 어느 것 하나 그토록 간절하게 염원한 적이 없다.
모든 것이 그야말로 값없이 주어졌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불평할 것도 아쉬워할 것도 없는데도 마음은 또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뭔가 중요한 것을 항상 놓치고 사는 기분이다.
종종 손이 엄청 커진 듯한 기분을 느낀다. 친구에게 얘길 했더니 <꿈의 과학>에 그런 장면이 나왔다고. 언뜻 본 것 같기도 하다.
내 몸만큼 커진 손은 모든 걸 느끼지만 그저 무력하게 감각들이 전해오는 신호들을 받아들일 뿐이다. 손마디가 퉁퉁불어 어느 손가락하나 까딱할 수 없다. 그렇다고 무력감이라고 단정지을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간지러움에 가깝다. 아기때 감각이 트일 즈음의 감각이 이럴까? 식물이 봄을 맞는 느낌이 이럴까? 올해 저 사건으로 이제 다시는 봄이 오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몸은 그렇게 봄을 느끼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