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로보캅 2014

자카르타 2014. 5. 6. 18:49



로보캅 (2014)

RoboCop 
7
감독
조세 파디야
출연
조엘 키나만, 게리 올드만, 마이클 키튼, 애비 코니쉬, 사무엘 L. 잭슨
정보
액션 | 미국 | 117 분 | 2014-02-13
글쓴이 평점  



로보캅을 기다렸다기 보다는 조세 파디야를 기다렸다. <엘리트 스쿼드>의 그 강렬함, 정말 약빨고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로보캅>의 디트로이트에서 어떻게 구현될 것인가? 결과는...? 거악을 그려내는 솜씨는 역시 그럴듯하다. 하지만 야생란을 화분에 옮겨놓은 것 같은 기분이다. <엘리트 스쿼드>의 악당들이 보여줬던 전방위에 편재한 악을, 이 영화에서는 매스미디어로 대체한다. 그러나 그다지 위력이 크지 않다. 오히려 로봇에게 생명을 맡길 수 없다는 공론에 떠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사점이 있다면 그 공론의 예외 상황으로 중동의 무자비한 대태러 작전에 대한 풍자 정도랄까? 


이전의 버전에서 악당과 기업이 확실한 밀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 영화에서는 악당의 비중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기업과의 유착관계가 사라진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기업의 목표가 확실하게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에 기업 대표를 응징하는 것이 전혀 뜬금없다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기업에서 로보캅을 죽이려들고 거기에 반해 '경관 살인죄'를 적용해 기업 대표를 응징하는 것은 뭔가 표층만 다루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전 버전에서 단순하지만 명쾌한 '복수'의 정점이라는 느낌보다는 그저 전작의 유산 정도로 느껴진달까? 


전작에서 악당과 기업이 공생관계에 놓인 아이러니가 있었다면, 이번 작품에서 이런 아이러니가 사라진 터라. 과연 그 기업은 (머피를 죽이고 가족을 속이려 했다는 것 외에는) 극 중에서 뚜렷한 게 잘못한 것이 뭐가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그저 로봇에 인권을 맡길 수 없다는 관객 일반의 상식선에서 어느 정도 타협을 하고 들어가는 듯. 


뭐 그리 강렬한 연기를 할 건 없었지만 게리 올드만을 오랜만에 봐서 좋았고, 덱스터에서 나온 그 예쁜 유모도 반가웠다. <리미트리스>의 여주인공도. 플롯 상에서 여러가지 석연찮은 점이 있지만 초반 중동 현지의 상황을 보여주던 앞부분은 꽤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