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조선의 세자로 살아가기

자카르타 2014. 5. 14. 22:03


조선의 세자로 살아가기

저자
심재우, 임민혁, 이순구, 한형주, 박용만 지음
출판사
돌베개 | 2013-04-08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조선의 세자, 미래 권력의 상징이자 현재 권력을 위협하는 존재조...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돌베개 출판사에서 나온 왕술문화총서 9번째 책. 그중 왕과 왕비, 세자를 묶은 '조선 왕실의 일상' 시리즈 세번째 책이다. 

왕의 자녀들 중에서 세자가 되는 조건, 세자가 치러야하는 의식들, 그리고 32명 조선의 세자들 중 왕이 되지 못한 세자들의 이야기, 세자와 형제들 간의 권력 관계를 다뤘다. 


앞부분은 세자가 거쳐야 하는 의식들과 세자의 임무에 대해서 설명한다. 주로 실록과 같은 조정의 기록들을 근거로 설명하는데, 책봉례의 의례와 복식에 대해 설왕설래하는 모습을 보면, 그들의 예라는 것이 한참 거추장스럽고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백지상태에서 문화와 권위를 만들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같아 한편으로는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왕와 세자의 관계에 대해서 책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드라마에서 보듯 그저 왕과 세자가 동지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에 있어서는 정적의 관계이기도 하다는 점은 사도세자, 소현세자, 영창대군의 죽음을 새롭게 이해하는 관점을 제시해 준다. 


뒷부분 이들 세자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정치역학에 의해 희생된 세자들과 대군들을 보면, 비록 학술서의 건조한 문체지만 가슴이 묵직하게 메인다. 그리고 그렇게 관계를 왜곡시키는 권력과 계급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인류의 진보를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쩌면 더 은밀하고 공교하게 계급이 고착되었을 수도 있지만. 


자신을 견제하는 광해군이 서운해서 '차라리 누이들처럼 여자로 태어날걸'하고 울었다는 영창대군이 너무 애처롭다. 자신의 동생에게 칼을 꺼내들고 위협을 했던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사도세자의 죽음과 혜경궁 홍씨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