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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H/S: 죽음을 부르는 비디오

자카르타 2014. 9. 19. 22:00




우리나라의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도 그렇고 이런 식의 공포물도 기획하기엔 썩 괜찮은 포맷인 것 같다. 

<기담>이 병원이라는 공간으로 그 에피소드들을 하나로 엮어낸다면 이 영화는 단지 비디오라는 소재를 통해서 엮어간다. 

사실 액자의 기능을 하는 제일 바깥의 이야기들을 별다른 연관성은 없다. 그 에피소드에서 비디오가 하나씩 틀어질 때마다 누군가 죽어간다는 것을 제외하면, 아 그리고 비디오를 틀어보는 뒤에 시체를 놓고 그 시체가 매번 자리를 옮기면서 공포를 연출하는 것을 제외한다면 그저 충실한 액자의 역할을 할 뿐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적절한 수준은 유지하고 있다. 백치 수준의 흡혈귀 미인의 이야기, 고속도로 변의 숙소에서 남 몰래 방을 들어가는 여자의 이야기, 비디오에만 찍히는 괴생명체에 대한 이야기, 귀신을 본다며 신경증에 걸린 여자의 이야기 등 총 여섯개의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모두 간단한 에피소드 형식으로 각각의 반전을 가지고 있고 소재 특성에 걸맞는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난 네번째 에피소드인 신경증에 걸린 여자의 이야기가 가장 좋다. 아마도 장기를 이용하기 위한 사기였을지 모르지만 그중에서 가장 새로운 이야기 전개였던 것 같다. 이들 소재들을 길게 장편으로 만들었다면 아마 이런 효과는 얻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짧게 사용할 소재에서 충격을 만들어내는 연출을 연습하기에 좋은 기획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기획이 정착이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감독들에게 연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