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스톤

자카르타 2015. 10. 20. 22:38
프로 입단의 문턱에서 주저앉은 또 다른 미생의 성장기.
닫힌 성장판을 열어주는 것은 결국 조폭과 같은 상식과 법 밖의 힘 뿐인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영화는 집요하게 그 야만의 힘을 좌절시키면서 더욱 단단한 희망을 토대를 찾도록 이끈다. 버디 무비라고 할 만큼 박민수와 조폭 두목 김뢰하의 우정이 큰 축을 이룬다. 그들의 연대를 이해할 힌트들은 시종일관 모호하게 처리되고 잦은 우연과 플롯의 비약이 거슬리지만 그 빈틈을 가족이라는 공허하고 낡은 관계와 대비시키면서, 다른 관계의 가난을 부요하게 드러낸다. 마치 데뷔작이자 유작인 이 영화를 완성하고 세상을 뜬 조세래 감독이 자신의 아들이자 이 영화의 주인공인 조동인에게 새로운 세상과 관계를 맺어주려고 했던 것인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