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헤드헌터스
자카르타
2012. 4. 15. 00:17
헤드헌터
Headhunters
8.5
- 감독
- 모튼 틸덤
- 출연
- 니콜라이 코스터-왈다우, 악셀 헤니, 줄리 올가드, 쉰뇌베 마코디 룬드, 이빈드 샌더
- 정보
- 액션, 범죄 | 노르웨이 | 98 분 | -
글쓴이 평점
영화과 다닐 때 황지우 선생님이 너는 '영웅본색'과냐며 일천한 내 취향을 놀리신 적이 있는데... 사실 아직도 난 이런 영화가 좋다.
소위 말하는 쥐와 고양이의 플롯 - 쫓고 쫓기는 단순한 플롯이지만 말초감각을 자극하는 단순한 액션들의 나열이 아니라 쫓기는 주인공에게 충분히 관객이 몰입할 수 있도록 잘 디자인된 상품이다.
사실 쫓기는 자나 쫓는 자나 윤리의 측면에서는 보잘 것 없지만, 감독은 쫓기는 주인공에게 열등감과 배신의 상처를 주어서 관객들이 그에게 공명하도록 한다. 주인공이 겪는 육체의 고통 - 똥 구덩이에 머리를 담그고, 개에게 물리고, 벼량에서 떨어지고, 머리에서 피가 나도록 삭발을 해야하는 고통들은 그의 심리의 고통으로 인해 몇 곱절로 배가 된다. 감독은 매 순간 주인공이 영웅으로 보이도록 만들 것인지, 불쌍한 피해자로 만들 것인지 분명하게 선택을 하면서도 어떻게 극단을 달릴 것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고, 그런 안배와 디자인이 탁월한 영화다. 암, 불쌍하게 만들 거라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버림받았다는 것보다 더 고통을 없지.
장인의 솜씨는 마지막 반전에도 여지없이 발휘된다. 주인공이 스스로를 비하할 수 밖에 없었던 재능이 그 자신을 구하는 능력이 되면서 모든 문제의 근원에 있었던 내면의 열등감도 치유되고 만다. 아... 이런 시나리오를 써야하는데.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