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검은 집
자카르타
2016. 2. 22. 22:49
기시 유스케 작. 한국엔 영화로도 각색이 된 작품이다.
보험 사기를 저지르는 사이코패스의 이야기를 줄기 삼아 여러 주제를 다룬다.
사이코패스라는 것은 그저 현실과 유리된, 사법과 행정 혹은 학계의 필요에 의해 생긴 단어가 아닐까?
사이코패스를 만드는 것은 유전일까? 환경일까?
퇴행이든 진화든 인간종의 변화를 촉진하는 환경오염, 유전자 변형 물질 등은 사이코패스의 발현과 어떤 관계에 있을까?
공감하지 못하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군상들의 출현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요즘 사이코패스에 대한 작품들이 연쇄살인범에 국한되고, 또 그들에 대한 응징만을 결론으로 삼고 있는 것에 비하면
이 책은 90년대 중반에 나온 작품임에도 꽤 일찌감치 시대의 징후로서 사이코패스 - 그것이 이름뿐이건 실재하건 간에 - 가 갖는 의미를 성찰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고 다만 주인공 신지의 여자친구 메구미와 프로파일러 가나이시의 육성을 통해 제기되면서 플롯에 겉도는 내용들이기는 하지만.)
소설에서 소개된 사치코의 캐릭터와 한국판 영화 유선의 이미지가 너무 다르다는 것도 흥미롭다.
소설에서 사치코의 캐릭터는 어둠 속에 가려져 있어 더 음울하고 공포를 유발했다면 뭐든 생생하게 형상화를 해야하는 영화에서는 좀 더 다른 전략이 필요했겠다는 생각이다.
일본판 영화는 이 공포물을 블랙 코미디로 연출을 했다니 한 번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