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천일야화 2
자카르타
2017. 4. 16. 14:57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천일야화>의 뜻이 '천 날'인줄 알았다. '천 하루'란다.
2권은 굵직한 얘기들이다. 신밧드의 모험이 한 절반, 나머지 이야기들도 꽤 길다. 원래 내 지론이 시나리오의 문제점은 꼭 대사에 나오기 마련이라는 건데, 여기 셰에라자데 왕비의 얘기를 듣던 샤리아 왕이 그런 얘길 한다. '왕비의 얘기가 너무 길단 말야.'
길이는 엄청 길어졌지만 재미는 1권보다 더 낫다. 신밧드의 6번의 모험 얘기를 보면서 옛날에 동화에서 짧게 봤던 이야기들을 만나 반가웠다. 몰랐는데 오딧세이에 나오는 외눈박이 괴물들이 사는 섬의 이야기도 여기에 나온다.
아름다운 여인, 우연한 성취, 그리고 실수에 따른 징벌, 사랑을 잃지만 재산은 잃지않는 묘한 운명들이 중세 막장 드라마의 패턴인가 싶다.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목숨을 구해주는 왕과 판결들이 실제 있었을까?
2권의 마지막은 네번 살해당하는 곱추의 이야기가 나온다. 현대극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재밌는 구조다. 이미 비슷한 차용들이 꽤 있었던 듯.
이렇게 이미 활발하게 차용되는 고전을 보면, 고전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그 아류들이 수도 없이 오마주, 패러디를 했다면 굳이 원작을 찾아볼 이유가 있을까 싶다. 그래도 원작이 가진 어떤 힘이 있겠지? 하면서 살펴보련다. 베끼더라도 알고 베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