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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25장

자카르타 2017. 4. 28. 13:06




레위기 25장. 
희년 선포를 읽을 때는 언제나 가슴에 시원한 바람이 분다. 
어찌 이런 것을 생각해 낼 수 있었을까? 희년이 이스라엘 민족에게만 해당이 되고 타민족에게는 배타적으로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는 역으로 생각하면 '선민' 혹은 신약시대의 신자로 산다는 것은 그가 희년을 선포하고, 그를 희년의 대상으로 삼는 일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레위기에서 이상한 규율들을 곶감 빼먹듯 인용하는 이들이 이 희년에 대해서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그저 종말 때의 회복에 대한 은유 쯤으로 취급하는지, 그 자신의 모순을 자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모든 경제 제도나 문화 저변에는 물적토대의 영향이 있다는 마빈 해리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희년이 기반한 '토지공개념'이 낯선 땅에 개척민으로 들어간 이들에게 어떤 기능을 했는지도 생각해 봄직하다. 

토지가 곧 생존의 기반일 때, 토지가 소수의 부자들에게 집중된다면 그 민족의 존립도 위태롭다는 것을 간파한 것은 아닐까? 후반에 희년이 되면 사람들은 그의 가족과 소유지로 돌아가라는 구절은 감동적이다. 아마 여기서 말하는 '사람'은 노예였을 테고, '소유지'라 함은 그가 빚때문에 팔아야했던 땅일 것이다. 모든 채무가 탕감되는 순간을 성경 기자는 '가족에게 돌아가라'는 말로 표현했다.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모두가 빚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희년의 정신으로 탕감이 필요한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