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간신히 6부를 마쳤다. 원래 3부 시놉에서 3부와 4부를 나눴던 것을, 이번에 다시 원래 시놉에 없던 내용으로 6부를 새로 구성했다.
이렇게 해서 원래 시놉 6부까지의 분량이 모두 8부가 되게 됐다. 이렇게 분량을 늘리려는 것은 제작사 쪽의 요청 - 전체 26부로 되어있는 현재 시놉을 30부 정도로 늘리자는 - 도 있지만 무엇보다 방영 한달째를 맞춰서 한 마디를 정리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려는 생각도 있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하게되기까지는 떠밀려서, 단지 분량이 한 회에 담기에는 너무 많아서 나눠야 했던 3부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6부는 꼬박 일주일을 채웠다. 중간에 쉬는 날이 없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다른 회차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든 셈이다.
다른 회차야 꾸역꾸역 쓰면서 생각이 나지 않아 멈춘 적은 있어도 제대로 길을 찾지 못한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6부에서는 시놉에 없던 내용들을 추가하다보니 도무지 갈팡질팡이었다. 덕분에 마지막 열페이지를 쓰면서는 앞뒤로 오가면서 몇번이나 수정을 했어야 했다.
결과는?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 너무 급하다는 생각은 든다. 이게 오해의 여지가 있는 데. 어떤 시나리오는 호흡이 상당히 빠르면서도 중요하게 짚을 것들은 세심하게 잘 짚어가며 간다. 그런데 내 경우는 그야말로 급하다. 그래서 챙겨야 할 것들을 미처 챙기지 못하고 지나가기 일수다. 문제는 그렇게 챙기지 못한 것들은 내가 챙지기 못했다는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다. 그래서 아직도 6부는 평가를 내리지 못하겠다.
주요 플롯은 몽영이 정여립에게서 미션 하나를 받아왔고, 서승의 농간으로 그 미션을 꼭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 그리고 윤후와의 감정의 골이 꼬여가는 상황에서도 몽영은 윤후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윤후는 또 열성으로 몽영을 돕는다는 거다. 자신의 치부까지 드러내놓으며. 그 사이에서 평구는 몽영에 대한 감정, 윤후에 대한 감정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말을 이렇게 하니 뭔가 보이는 듯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여기서 평구의 감정들, 사당패의 상황들이 그저 쉽게 혹은 성의없이 지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건 나란 작가의 약점이기도 하다. 어떤 상황의 어떤 이의 감정을 명쾌하게 그리는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실은 어쩌면 나란 작가의 문제라기보다는 여느 일반의 사람들이 그렇고 나 역시 그리 구별되는 재주는 갖지 못한 거일 수도 있다. 아무튼 힘겹게 6부를 마쳤다. 정말이지 이번주에 7부를 끝내야. 11월 안에 8부까지 끝낼 수 있다. 원래 목표가 11월 내에 10부까지 가는 거였음을 생각해보면 일정이 상당히 늦어지고 있다. 어쩌면 이 속도가 최적의 속도일수도 있겠다. 다시 계획을 짜봐야겠다. 연말까지 20부의 계획을. 지금으로서는 실현 불가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