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만물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자카르타 2013. 2. 13. 11:56



www.howstuffworks.com에 다양한 저자들이 올렸던 글을 책으로 엮었다. 

<도구와 기계의 원리>와 비교를 하자면 <도구...>가 여러 도구들에 쓰이는 기본 원리를 그림 위주로 세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반해, 그러니까 top down이라면, 이 책은 세부 주제들, 대상들을 설명하면서 거기에 적용된 원리를 소개하고 있다. bottom up이라고 할까. 

<도구...>의 저자가 작정하고 일러스트를 도입한 것과는 달리 이 책에서 그림은 그야말로 '거드는 정도'다. 그래서 많은 설명들이 글로써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설명하는 대상의 난위도에 따라 그림 수의 밀도를 나누었으면 어땠을지. 

까치 출판사의 조악한 혹은 무신경한 편집은 여전하다. 이런 책이야 말로 - 인터넷에 올려진 글이 책으로 출판된 경우 책이란 매체가 인터넷의 모니터와는 다른 체험, 독서 환경을 제시해줘야 하는데 여전히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피곤함을 느끼게 한다. 오히려 이 사이트의 편집이 그 매체에 맞게 깔끔하게 이뤄진 듯 싶다. 

몇 가지 아쉬운 점에도 이런 책들을 통해 얻는 것이 상당하다. <도구...> 가 근본의 기술들에 치중한 것과는 달리 양변기부터 자석 칠판, 문신기 등 일상의 아주 소소한 것들 - 하지만 딱히 찾아보게 되지는 않았던 것들을 다루고 있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누구든 나처럼 이 사이트의 '좋아요' 버튼을 누르게 되지 않을까? 

출판사는 책을 거치지 않고 사이트로 직행하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게하기 위해서라도 편집에는 좀 신경을 쓰셨으면 좋겠다. 


이 리뷰를 쓴 다음에 아마존에서 이 책을 찾아봤다. 미국판 원서와 이 책의 편집이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내가 이 까치 출판사의 편집 탓이라고 했던 것들이 원서가 갖고 있었던 문제였던 셈이다. 혹시나 이 전에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이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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