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자카르타 2013. 12. 15. 19:59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저자
고미숙 지음
출판사
북드라망 | 2012-10-3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내 안의 치유본능을 깨워 자기 삶의 연구자가 되는 길!고전평론가...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고미숙 선생의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가 사주명리학을 중심으로 본 인간 관계에 대한 성찰이라면 이 책은 몸을 중심으로 같은 주제를 다룬다. 모든 것을 분화, 분절시키고 유리된 대상으로 보는 근대의 관점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인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일종의 연기론으로 우리 몸과 삶 그리고 인간들 사이의 관계와 사회 더 나아가 오늘의 체제와 문명을 다룬다. 


<동의보감>의 목차 순인 '내경' '외형' '잡병'의 순서에 따라 '정기신'과 같이 중요한 의역학의 개념들을 소개하면서도 저자가 매번 강조하는 것은 몸과 삶의 일치, 그리고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태과불급의 원칙이다. 읽는 내내 내 몸을 돌아보게 된다. 요즘 두 달째 기침이 계속되고 있는데 폐는 금기운이라지? 심과 상극이고 심이 화기운이니 일이 더딘 것에 화가 치밀어 심장을 상하고 여기서 생긴 사기가 폐를 다치는 것일까? 입도 뻥긋 않고 작업하다 보니 간만에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하려면 목소리 톤 조절도 잘 안된다. 목소리는 신장에서 주관한다는데 신장도 안 좋은 것일까? 뭐 이런 식이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이런 섣부른 지식으로 내 몸을 진단하지는 않아야겠지만 무엇보다 내 몸과 내 심리를 별개의 것으로 보지 않고 요즘 내 삶에 대한 새로운 성찰의 계기를 만들어 준다. 


허준 스스로가 성리학자로서 이에 기반해 의역학을 펼친 터라 그 설명도 이해가 쉽지 않다. 그리고 현대의 용어들, 서구 과학의 관점에 인이 박힌 터라 그 서술들과 자연관이 쉽게 입력이 되지 않는 면도 있다. 그럼에도 근대의 프로젝트가 배제하고 왜곡한 '자연'과 그 일부로서의 '신체'에 대한 어떤 성찰의 지점들을 언뜻 일별한 것 같기도 하다. 아직은 어렴풋하지만 여기 소개한 책들을 보면서 그 '비밀지'들을 탐험해 보고 싶다. 당장 책 말미에 추천한 내 몸에 대한 일기와 낭독을 시도해 봐야겠다. 







20131215_동의보감.m4a
3.89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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