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루에 대한 모든 것. 자격루를 다룬 다른 책에서도 이 저자와 이 책을 언급할 정도로 자격루에 관한 가장 심도 깊은 내용이 담겼다.
그럼에도 이건 우리나라 과학이나 기술서적 전반의 문제일 텐데 글과 책이라는 매체에 너무나 서툴다는 느낌이다. 목차 구성의 맥락도 잘 읽히지 않고, 가장 중요한 자격루와 다른 시보 장치들에 대한 설명과 그림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유트브에 가서 3D영상을 보고서야 겨우 이해가 되는 정도다.
저자도 얘기하고 있지만 우리 자격루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가 니덤 박사에 의해서 이뤄졌다는 것, 그리고 저자가 자격루의 구조를 밝혀내고 시연용 구조물까지 만들었음에도 아직 자격루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것은 참 한심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걸 생각하면 이렇게 특정한 주제에 수십 년을 연구하고 그 성과를 책으로 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읽으면서 얻은 또 하나의 수확은, 신라 시대 만불산에 버금가는 작품이 장영실에 의해서 만들어졌었다는 사실이다. 전혀 처음 듣는 얘기인데 '흠경각루'라는 기구가 자격루처럼 시간을 알려주기도 하고 계절과 절기를 알려주는 오토마타였다고 한다. 물론 지금의 기계 제어 기술과 비교하면 한 없이 조악할만한 것이겠지만 기술과 예술의 측면에서 복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스토리를 통해서 그것을 먼저 알리는 것도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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