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1일부터 7월 5일까지.
이게 얼마만의 여행인지, 제작사에서 갑작스레 한달 간 작업을 멈추자고 해서 내친김에 제주도로 향했다.
그냥 무작정 걸어보기로 하고 제주도 1길부터 시작해서 서북면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맘을 먹었다.
군대에서 350킬로미터 행군도 했으니 이쯤이야, 하는 마음이었는데...
가는 길에는 비상구 쪽을 타서 좀 넓직하게 갈 수 있었다.
비행기 색깔을 보니 진에어였던 듯. 역시 그때그때 정리해야하는데 벌써 기억이 가물하다.
제주도에 도착하니 오후가 상당히 지난 시간이라 1길을 다 돌 수 있을지 몰라 성산 일출봉으로 직행하기로 했다.
성산일출봉과 선착장 사이 어디쯤인데 굳이 성산에 가지 않더라도 이 경치만 보고 있어도 좋았을 것 같다.
성산에서 내려다 본 전경.
성산일출봉 꼭대기. 여기가 중국인지 착각할 정도로 중국사람들이 많다.
이건 내려가는 길.
성산 일출봉 아래에는 저렇게 바위로 된 해안이 펼쳐져있다.
이 때부터 다리가 슬슬 아파오기 시작했지만 내려가 봤다. 역시 중국사람들. 이게 신기한가?
신기하긴 했다. 하얀 모래 백사장이 아니라, 이렇게 현무암이 잘게 부셔진 굵은 모래가 가득했다.
성산일출봉에서 1코스 끝쪽으로 가는 길에 만난 선인장. 오른쪽으로 펼쳐진 바닷가도 역시 절경이다.
숙소인 포도게스트 하우스에서 짐을 풀고 나와서 선착장근처까지 산책. 저기 멀리 보이는 섬이 우도다.
소가 누운 것 같아서 우도라지만 아무리 이리보고 저리봐도 누운 소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멀리서 혹은 높은 곳에서 본 이미지로 정한 이름은 외부인의 시선을 담고 있어서 왠지 정감있게 들리지 않는다.
본토박이들이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을까?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에 멀리서 한 아가씨가 산책을 하다가 나를 보더니 걸음을 돌린다.
얼마 전 이곳에서 있었던 살인사건 때문일 것 같다. ㅠㅜ
7시쯤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와 1코스 시작점으로 갔다.
둘째날 일정은 1코스의 절반(시작점부터 성산일출봉까지...는 아니고 종달초등학교까지)을 돌고 우도로 가서 우도를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위 사진은 말미오름인가? 맞는 것 같다. 말이 있길래 그래서 말미오름인가, 했었다.
녀석들 길을 딱 막고 풀을 뜯고 있어서 조금 기다렸다가 지날 수 있었다.
행여나 놀라서 뒷발을 날리지 않을까 조심조심.
말미 오름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높은 산에 가이드라인과 철제 계단을 만든 사람들도 그렇고.
이 올레길을 만든 사람들도 그렇고, 정말 대단한 정성이다.
돈을 받고 참여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 땀이 있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오름에서 내려와 종달초등학교 가는 길. 이게 뭔 꽃이여?
종달 초등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성산항으로 왔다.
우도가는 배에 올라 우도로 출발.
제주도에는 서너번 왔는데 우도에는 처음이다. 다들 우도로 꼭 가봐야한다고 해서 잔뜩 기대를 품고.
우도에 도착해서 우도 외곽을 한바퀴 도는 1-1 올레길을 돌기로 했다.
대략 16킬로미터 정도로 서너시간이면 돌 수 있고, 자전거나 스쿠터를 대여해서 돌 수도 있다.
나는 우도에 게스트하우스를 잡아놨기 때문에 시간도 넉넉하고 해서 걸어서 돌았던 건데,
이날 무리를 해서 그 다음 날 아주 고생을 했었다. 다음에 간다면 숙박은 우도 밖에서 하고 우도는 자전거로 일주를 하던가,
우도에서 일박을 한다면 바닷가에서 낮잠이나 자고 싶다.
여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게 아쉽다.
홍조단괴라고 어패류들이 변화되 쌀강정처럼 생긴 것들로 해안이 이뤄져 있다.
세계에서 이런 해안은 여기 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걸 가지고 섬 밖으로 나가는 것도 불법이라고.
여기는 우도의 최남단 우도봉 아래, 성산에서 볼 때 우도봉에 가려져 있는 반대쪽이다.
성산일출봉 아래 해안처럼 여기도 작은 만이 오붓한 해안을 만들고 있다.
이때 너무 힘들어서 내려가보지는 못했는데 성산일출봉 아래 해안처럼 현무암 굵은 모래들도 되어 있을 듯 싶다.
여긴 우도봉 위에서 본 아래 풍경.
걸어서 가길 잘했다고 생각한 건 여길 오를 수 있어서였다.
대단한 풍광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두를 한 눈에 다 담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그리고 멀리서 봤을 때는 성산일출봉처럼 우도봉 안에 분화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우도봉 능선은 삐죽이 솟은 봉우리였다. 우도봉 바로 아래는 우도 사람들에게 물을 공급하는 취수원이 있다.
이날 우도를 한 바퀴 돌고, 버스를 타고 다시 반 바퀴를 돌아서 숙소로 예약해 놓은 비양도 쪽으로 향했다.
제주도의 동쪽에 있는 우도에서 또 동쪽 끝에 있는 섬이 이 비양도다.
마침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기 시작해 곧 숙소로 돌아왔다.
예약해 놓았던 게스트하우스. 이름이 한마음 게스트하우스던가?
아직 성수기에 접어들기 전이라 침대가 여섯 개 놓인 남자 방에서 나 혼자 잠을 잤다.
방 창문으로는 저렇게 비양도 동산이 훤하게 보인다. 밤에는 저기서 누가 내 방을 엿보고 있을지 몰라 조금 무서웠다능.
세째날. 우도에서 나와 21코스를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
성산항에서 버스로 1코스의 시작점이자 21코스의 종점인 종달바당으로 이동해 시작했다.
원래 계획은 이날 오전에 21코스, 오후에 20코스를 걸어서 20코스 중간쯤에 있는 숙소에 드는 게 목표였었는데,
오후 3시쯤인가? 그때까지 겨우 21코스 시작점인 해녀박물관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힘든 탓인지 이날 사진이 거의 없다. 조금 걷다가 쉬고, 또 쉬고.
어찌나 무릎이 아픈지.
좀 쉬자고 해녀 박물관에 들어갔더니 마침 공연이란다.
쉬면서 공연이나 볼까했더니 공연하던 중간에 맨 앞자리에 있던 나를 끌고 무대로 나가는 바람에,
아프다는 소리도 못하고 무대 위를 길길이 뛰어다녔다. ㅠㅜ
해녀 박물관에서는 버스로 숙소로 예약해 놓은 '삼촌과 이모' 게스트하우스로 들어갔다.
부부 사장님이 운영하시면서 살림도 사시는 곳이라 다른 곳보다 훨씬 깨끗했다.
사장님도 매일 침구를 세탁하는 게 자랑인 곳이다. 역시 이곳도 나 혼자 독방차지.
넷쨋날 다시 아침 7시부터 출발.
이날은 20코스 시작점에서 순방향으로 20코스 종점을 향해 갔다.
전날 다리가 너무 아팠던 터라 미리 약국에서 아대를 사 놓고. 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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