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여행

서산 용현리 마애삼존불상

자카르타 2014. 6. 28. 19:58


서산에서 동쪽으로 조금 가면 말로만 듣던 서산마애삼존불상이 있다. 거기서부터 개심사까지 아라메 솔바람길이라고 산을 탈 수 있도록 해 놓았다는데 오늘은 저 입구에서 용현자연휴양림까지만.




입구. 여기서 삼존불상까지, 아 저기 이정표 보인다. 0.6키로미터.




입구에서 용현자연휴양림까지 이어지는 길은 계곡을 따라 나 있다. 가는 길 내내 계곡에는,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들이.



읽힌다고 다 문장이 아니라는 거. 이거 몇 번을 읽어도 이해가 잘 안된다. 쥐가 많아야 사찰이 부흥을 한다는 얘긴가?



옛날에도 여기가 피서지였던 모양. 가는 길 곳곳에 사연 있는 바위들이.



한 육백미터 걸어가면 왼쪽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한쪽에는 개울 보며 식사도 하시고.



이건 그냥.



삼존불 보러 가는 길.



계단 멋있더라. 아마 옛날에도 삼존불을 보러가면서 이 빛을 보면서 어떤 신성을 느꼈을지도.



올라가는 길 옆.



아직도 올라가는 길.



아... 여기가 삼존불 관리 사무소인데 이 마당에서 한 참 헤맸다. 도대체 삼존불이 어딨는가 찾느라고. 저기 왼쪽에 보이는 출구로 다시 나가서 몇 계단 더 올라가야 한다.



요렇게. 저기 세번째 축대 위에 움푹 들어간 곳에 있다.



우하하. 드디어. 지금껏 불상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이렇게 만나자 마자 웃음이 터져 나오는 불상은 처음이다. 키도 보통 사람만하고. 어찌나 친근감이 드는지.



근엄한 척 하고 있으려니까 자기도 웃긴가보다. 어찌 보면 웃음을 참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자기들끼리 얘기하다가 얘 손님 온다, 하는 것 같고. 암튼 저 위쪽에 장한 규모의 보원사지와 거기서 나왔다는 철불(지금은 중앙박물관에 있단다)을 상상해 보면 여기는 정말 백성들이 친근하게 오갔을 것 같다.



아이폰 나침반으로 확인해 보니 불상은 동남쪽을 바라보고 있다. 바로 앞에는 고개가 젖힐 만큼 가파르고 높은 벼랑이 있고. 아마 빛은 해가 뜨고 기울때가 제일 잘 어울릴 것 같다. 지금처럼 한 낮은 위 처마에 가려 그늘이 지고, 겨울에도 앞에 벼랑 때문에 그늘이 질듯. 일부러 고려했다면 정말 훌륭한 조각가일 터.



아래는 파낸 자국. 뭘까?



불상 위 처마의 역할을 하고 있는 바위. 가는 비 정도는 훌륭히 막아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유산, 유물에 대해 가치를 발견하는 건 좋지만 종종 너무 뻥을 친다, 싶을 때가 많다. 주로 우리 옛것의 '과학성'을 주장할 때 그런데. 그거야 최근의 관점인 것이고. 과연 이 마애삼존불이 10도 정도 앞으로 기운 것이 비바람을 막기 위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거 숙인다고 막아지나? 오히려 썰을 풀자면 수직으로 서 있는 불상이 위압스럽게 보이지 않게 하려고 각도를 앞으로 기울였다고 하는 건 어떨지. 나는 오히려 앞쪽으로 숙인 모습에서 그런 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더 친근한 듯 싶고.



어우러지다. 딱 그 말이 떠오른다. 밀가루를 반죽한 들 저렇게 쌓아놓을 수 있을까?



아마 오후의 빛은 이보다 더 멋있을 것 같다. 해는 사진의 왼쪽으로 기울 테고. 불상들의 입체감은 더욱 살아날 테지. 눈밑의 애교살, 얕은 광대 아래 볼살도. 입술은 최근에 시술을 받았나 보다. 좀 과하게 뒤집었네. 왼쪽에 있는 저분은 탈렌트 누구 닮았는데...



삼존불의 무게를 잡아주고 있는 미륵반가사유상. 미륵은 교회로 치면 '오실 예수'에 해당한다고 들었는데 맞는지. 인류 구원에 대한 견적을 뽑고 계신 중.



암만 봐도 그 여자 탈렌트 닮았단 말야.



저 아주머니, 아이들과 함께 왔는데 아이들 미소보고 불상이랑 똑같다며 좋아한다. 왼손 2백원 오른손 5백원 하고 있어봐 그러더니 계속 사진 찍는다.



삼존불 보러 오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