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2012년 5월 2일 오후 09:09

자카르타 2012. 5. 2. 22:06


오늘은 동네 한바퀴를 돌고 왔다. 조금 더 내가 사는 동네에 대해 친해지고 싶어서랄까? 지난 주 일요일 벌말에 다녀온 뒤에 조금은 이 동네에 애착이 든 것도 같다. 집 융자금에 대한 불안만 없다면 당분간 마음 편히 정붙이고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둘러본 동네는 의외로 사람의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 있었다. 단지를 둘러싼 언덕들도 막상 올라가 보면 곳곳에 다른 갈림길들이 다른 동네로 이어져 있었다. 송전탑을 보면서 척박한 환경을 떠올린 것은 성급한 추측이었다. 하긴 송전탑이 돼봐야 얼마나 됐을라고.
오늘 이상하게 여기 저기서 연락이 왔다. 한군데서는 모 대기업 테마파크를 만드는 일에 함께 해보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고, 다른 노인 분은 자기 딸 결혼식 청첩을 해주셨다. 서산에 있다는 핑계로 함께하지 못하노라 양해는 구했는데. (실은 결혼식은 참석하겠노라고 했는데 일요일 11시다. 아마도 못가지 싶다.) 이래서 사람들이 서울을 쉬이 떠나지 못하는 구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 기사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대문 살인 사건이다. 역시 언제나 현실은 공상과 허구를 앞서간다. 이번엔 게임이 아니라 악령에 맞서는 영혼을 부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런 걸 믿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카페가 있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지만, 거기에 팔려 헤어나오지 못하고 결국에는 거기서 나오라는 친구를 무참히 찔러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들의 공허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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