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아닌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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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아닌 것이 없다

저자

이현주 지음

출판사

샨티 | 2012-03-09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보잘것없는 존재들에게서 얻은 인생의 지혜!사물과 나눈 이야기『사...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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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요, 반가운 소리에 열어봤더니 친구가 책을 보냈다. 

오래전 대학다닐 때 '이런 목사님도 계시구나' 싶었던 이현주 목사님의 책이다. '사랑 아닌 것이 없다' 

이 책은 이현주 목사님의 묵상집이다. 사물과의 대화 형식으로 삶과 사랑과 욕망에 대해 얘기한다. 

도통한 분들의 선문답이 통쾌할 때도 있지만 애초에 범접못할 경지에 애시당초 남의 일처럼 별다른 감흥을 얻지 못할 때도 많다. 이 책 역시 보내준 친구의 감흥과는 달리 그다지 냉랭한 가슴을 데워주지는 못한다. 당장 내 작업의 성사를 두고 전전긍긍하는 내게는, 쓰레기통과 부러진 안경과 돌맹이, 끊어진 그네를 마주하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다는 것이 적잖이 태평한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비꼬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버리는 흉내를 내는 것이 오히려 가식이지 않을까, 싶은 맘이다. 지금 내 상황은 내 안의 욕망을 마주하고 인정하는 것이 아닐지. 

책 말미에 권정생 선생이 쓴 감상평처럼 사족처럼 느껴지는 내용도 적지 않다. 그러나 또 그분 말씀처럼 이현주 목사님은 그 고민의 내용에 그분이 주장하는 진리가 담긴 것이 아니라, 그 고민의 방법을 나누고자 한다. 어쩌면 목사님이 나누고자 하는 것은 지도 위의 가장 큰 글자처럼 너무 눈에 잘 띄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조용히 침묵하는 것, 걸음을 멈추고 느린 호흡을 갖는 것, 내 마음이 내게 말하는 것을 잠잠히 듣는 것. 

가만히, 고요히 있는 것이 가장 어려운 수행이 되어버린 요즘, 다시 그 가치를 생각해보게 하는 잔잔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