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20130530

자카르타 2013. 5. 31. 00:06


나는 지금 미로 속을 걷고 있다. 

미로를 내려다보며 훤히 길을 꿰뚫을 수 있는 경지는, 아직 내게는 요원하다. 

그저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턱대고 탈진할 때까지 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다고 일찌감치 미로 밖으로 나가길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미로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길 바란다. 누군가 출구까지 드리워놓은 실타래를 찾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요행수보다는 가령 '미로 통로의 한쪽벽에 손을 대고 떨어지지 않고 걷는다면 궁극에는 밖으로 나오게 된다'같은, 적어도 같은 길을 무수히 헤매지 않을 정도의 지혜 말이다. 그런 지혜를 얻을 수 있다면 어떤 미로도 나는 두렵지 않겠다. 내가 멈추지 않는 한 결국은 나갈 것이고. 멈춘다면 미로 밖이든 미로 안이든 아무 의미가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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