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비를 앞세워 겨울이 온다.
다시 시작할 여백을 만드느라
한해의 나고 자란 수고의 흔적을 열심히 씻어내린다.
채 여물지 못한 배추는 고스란히 비에 젖으며
다 풀지 못한 가을을 품고 잠이 든다.
겨우내 꿈을 꾸면 이 비가 봄으로 깨어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