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카시 원작, 리들리 스콧 연출, 게다가 초호화 캐스팅에 기대 만빵인 영화가 이럴줄이야.
원작을 보지 않았으니 소설에 대해서야 뭐라 할 말은 없지만 리들리 스콧의 작품이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는 망작이다.
뜬금없이 섬찟한 결말에 꿈자리까지 뒤숭숭했다. 아침에 샤워를 하면서까지 이 영화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 보면 뭔가 강렬한 자극을 주기는 한 모양인데 그게 그다지 탐탁지 않다.
이게 실제 멕시코의 상황인지는 모르겠으나, 주인공 패스벤더가 처한 위기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2천만 달러를 잃은 조직의 분노라고 하지만 무분별하게 죽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먼저 그 돈을 찾는 것 아닐까? 그리고 어떻게 카메론 디아즈는 페넬로페 크루즈가 당한 그 고문을 면할 수 있었는지? 하비에르 바르뎀과 브래드 피트는 무슨 잘못인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가 본 버전의 번역의 문제라기엔 빈틈이 너무 많다.
플롯은 없고 소재의 반복이 스타일을 만드는 것처럼 공허한 일이 또 있을까? 글을 쓰면 쓸수록 드는 생각은 정말 쉽게, 시청자나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쓰는 능력이야 말로 가장 어렵고 궁극에 놓인 목적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