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Her

자카르타 2014. 9. 20. 20:30



그녀 (2014)

Her 
8.4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호아킨 피닉스, 스칼렛 요한슨, 루니 마라, 에이미 아담스, 올리비아 와일드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126 분 | 201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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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패턴이란 있을까? 최근 소원해진 이유를 묻는 사만사에게 시오도어는 그게 '보통'이라고 딱 잘라 얘기한다. 사람들은 그걸 보고 '권태기'라고 얘기한다. 주인공 시오더어는 영화 속에서 두 개의 이별을 겪는다. 하나는 그의 아내와의 이혼, 이별의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혼 서류에 서명하고 마지막으로 전 아내에게 편지를 쓰는 과정이 영화 전반에 걸쳐 있다. 또 하나는 사만사와의 만나과 이별이다. 운영체제일 뿐인 사만사와도 시오더어는 열정으로 사랑에 빠지고 소유하려는 욕망에괴로워하고 성장한 여자는 이별을 고한다. 그의 아내와 같은 패턴이다. 가만, 같은 패턴인가? 두 만남과 이별에서 다른 것을 찾아내는 것이, 다른 것을 발견하는 것이 작가의, 혹은 관객의 몫은 아닐까? 가만 생각해 보자. 아니라면. 둘이 아주 닮은 패턴을 그리고 있다면 사랑에 대한 우울한 예언이 될 듯 싶다. 

한 가지 다른 것이 있다면 사만사가 시오도어를 떠난 이유다. 전 아내와는 달리 사만사는 시오더어를 탓하지 않았다. 그건 이웃한 친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의 남편이 그를 떠났듯, 혹은 남편을 버렸듯이 서로를 탓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오도어가 이별을 눈치챌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자신의 무언가로 사만사를 채워주던 그가가진 '사랑의 기능'이 종료되었음을 그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이의 성장을 보는 것은 기쁨과 함께 두려움을 갖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한껏 성장한 뒤에 사랑을 하도록 허락되었는지도. 


이별의 패턴을 그리지 말자. 

괄약근을 조이고 두 주먹을 불끈 쥐고라도, 

세상에 유일무이한 이별을 준비하자. 

하다하다 도무지 이별않는 이별까지 다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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