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인가? 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주최하는 어떤 공모전에 냈다가 떨어진 적이 있다. 그때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 이 책이다. 당연하다. 얼마나 잘 썼나 보자는 심사로 봤다. 그래 봤더니 어땠냐고? 흠... 초반은 대단하다. 발신일이 10년 전인 편지가 세계 곳곳에 배달되면서 세계의 부호들이 잇다라 살해당한다. 이를 추적하는 FBI의 사이먼은 이 모든 것이 10년 전 죽은 가야라는 젊은이의 유언(혹은 예언) 때문임을 밝혀낸다. 10년 전 가야와 단 5일 동안 사랑에 빠진 댓가로 큰 상처를 안고 사는 앨리스가 가야와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찾아내는 단서들은 여지없이 현재진행형인 연쇄살인에 대한 예고가 된다.
사실 설정은 뻔하다. 주인공 가야에게 미래를 엿보는 어떤 특별한 능력이 있겠지. 뻔한 설정이지만 이를 인물들의 절절한 감정에 촘촘히 엮어가면서 몰입도를 더한다. 살인사건을 쫓는 FBI 형사 사이먼의 과거와 현재, 911 테러 당시 쌍둥이 빌딩에서 다른 남자를 기다리다 죽었던 사이먼의 아내, 그리고 앨리스와 앨리스와 가야 사이에서 낳은 딸 미셸의 인연이 얽힌 실타래를 푸는 과정은 어느 퍼즐 못지않게 흥미진진하다. 그에 비해 작품의 뒤 삼분의 일은 식상하다. 사이먼의 아내와 그의 정부에 대한 숨은 이야기가 밝혀진 이후에는 별다른 긴장 없이 가야의 전지전능에 어떤 예외도 없이 사건은 흘러간다. 그래도 제작자라면 욕심을 부려볼만한 이야기인 듯 싶다. 쓰다가 기사를 찾아보니 미국 발간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역시.
아, 찾아보니 벌써 웹툰도 나오고 있네. 헐~ http://comico.toast.com/
'리뷰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 하늘과 새 땅 (0) | 2015.12.08 |
---|---|
분노 (0) | 2015.11.30 |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통계학 (0) | 2015.11.27 |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0) | 2015.10.28 |
1리터의 눈물 (0) | 2015.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