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완전범죄

자카르타 2016. 2. 19. 11:23


'완전범죄'라는 용어보다는 '미제사건'이 더 적절하겠다. 60년대부터 최근까지 범인을 잡지 못한 실종, 살인 사건 28개를 소개한 책이다. 

시기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살인의 추억>에서 본 것처럼 어설픈 초동수사와 강압수사로 인해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씌우고 정작 범인은 잡지 못한 사례들도 다수다. CCTV도 없고 과학수사도 없던 때의 일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한 유괴 실종의 상황을 가출로 처리해버리거나, 수급자가 집에 없어서 그냥 수급비 지급을 끊고 말았다거나,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시한에 맞춰서 가짜 증거를 조작해 용의자를 만드는 건 그저 사람 값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이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이 책 서문에도 사례가 소개가 되었듯이, 공개된 데이터를 가지고 다중이 참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이런 수사에 적용해 볼 수는 없을까? 폐광의 지도를 공개해서 금맥을 찾고, DNA 데이터를 공개해서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는 것처럼. 피해자의 인권을 지켜주면서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기간이 지난 수사기록은 공개하는 것은 또 어떨지. 

이 책에 포함되지 못한, 우리 가족의 일과 같은 사건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길을 찾아야지 더 무뎌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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