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더 플랜

자카르타 2017. 4. 17. 01:24




다큐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많은 말을 끄적였다. 하지만 본 이후로도 그다지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 하나씩 짚어보자.

 

여기서 크게 네 가지 문제를 다루고 있다. 시간역전, 역누적, 미분류표, 혼표.

앞의 세 가지는 조작이 이뤄졌으리라 생각하는 정황이고, 조작의 증거는 혼표다.

 

1.

혼표부터 얘기하자면 김어준은 기계 조작을 통해 혼표가 나올 수 있음을 시연한다. 그거 인정. 그런데 문제는 2012년 당시에 그 혼표가 발생했는지, 그 혼표가 득표수를 역전할 만큼 규모가 컸는지, 개표 현장에서는 정확히는 심사 집계부에서 그런 전국적인 오류를 전혀 걸러내지 못 할 만큼 유명무실했는지 여부다. 규모의 문제는 아래에서 얘기하고, 검표 시스템 문제는 이건 현장에 있었던 검표 요원들이 잘 알 거다. 정말 문제가 있었다면 전교조 소속 교사들, 각 당에서 나온 검표 요원들이 뭔가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을까? 이미 수개표리언의 주장이 횡행할 때 검표 시스템이 양호하다는 의견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 영상의 이형열 판사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나? 이 영상의 문제는 이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는 거다. 독일의 예나 미국의 예를 들면서 전자 투표의 조작 가능성을 강조하고 여기에서 회귀한 경우를 소개하지만 그들의 시스템은 전자 투표고 우리는 전자 개표. 그리고 원본을 저장하지 않는 방식도 아니고, 언제든 재검표가 가능한 시스템인데, 이런 조작을 했다고?

 

2.

박근혜의 미분류표가 많이 나온 것을 문제 삼는다. 여기서 제안하는 시나리오는 이 검표기가 박근혜의 유효표를 미분류표로 밀어내고 그 자리를 무효표(혹은 문재인의 표)로 채우고, 다시 미분류표에서 유효표로 인정받아 돌아온 표를 합산했다는 얘기다.

, 일단 그 규모를 보면 미분류표가 전체 표의 3.6%100만표에 달한다. 여기서 대략 박근혜와 문재인의 표가 3:2로 갈렸다고 한다. 그러면 박근혜가 문재인보다 20만표 정도 많이 나온 셈이다. 그런데 실제 박근혜와 문재인의 득표 차이는? 110만표다.

그 밖에 미분류표에 대한 특이한 수치들을 제시하면서 뭔가 이상한 점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가령 미분류표가 3.6%나 나온 걸 지적한다. 이건 센서의 관용도 설정하기 나름이다. 좀 더 엄격하게 분류해서 사람의 판단에 맡기려고 한다면 3.6%가 아니라 더 큰 퍼센테이지가 나올 수 있는 거겠지. 마치 체의 굵기가 굵으면 더 많이 걸러지고, 촘촘하면 덜 걸러지는 것과 같은 거다. 외국의 전문가가 그 수치가 1% 이상이 나올 수 없다고 한다만, 어떻게 그렇게 단정지을 수 있지?

그리고 박근혜 표가 1.5배 많이 나온 것에 대한 설명은 어제 낮에 건 링크의 설명이나 박근혜 지지자의 특성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

 

3.

시간역전은 선관위의 해명이 있었다. 컴퓨터에 입력 시 오류가 있었다고.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김어준의 조작설이 더 신빙성이 없다고 본다. 이걸 중앙에서 시나리오를 갖고 있었고, 해킹을 통해서 단말기 개표기를 다 조작한 거라면, 왜 입력한 시간까지 조작해서 깔끔하게 하지 않았을까? 왜 이런 빌미를 줄까? 너무 완벽하면 의심받으니까?

 

4.

역누적 역시 뭐가 대수냐 싶다. 엎치락뒤치락 하지 않아서 의심간다고?

 

나보다 전문적인 사람이 다른 리뷰도 쓰겠지만 일단 너무 허접하다. 만듦새가 허접한 게 아니라 어떤 주장이 갖춰야할 치밀한 논증이 보이지 않는다. 부정 투표의 근거로 내세운 게 죄다 수개표 시절의 얘기를 하면서 다시 수개표 시절로 돌아가자는 건 또 무슨 얘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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