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
자료 조사차 읽은 <비거> 요약본.
https://docs.google.com/document/d/1niFk6JHXSohEfhb-wXMbo3Hye1VRi9Sa-dLQZEhmRAA/edit
조선 시대에 비거를 만들 수 있었으리라는 근거로 우리 전통의 노와 나전칠기 등의 수지, 화약 기술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 창작인이 아니라 기술자가 쓴 글이라 스토리텔링보다는 이해하기 쉽게 쓴 기술 서적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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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말로는 도자기 만드는 실력도 대단하지만 칠기 공예는 우리나라 밖에 없었던 독특한 공예였다나요? (p38)
옛날에 스미스소니언 연구소에서 만든 것인데 무게가 30여킬로그램 밖에 되지 않는다더군요. 그 비행기는 엔진이 달려있지 않고 사람이 페달을 밟아 프로펠러를 돌려서 뜰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해요. 혹시 들어 본 적이 있으세요? (p39)
… ‘비차'에 대한 이야기는 ‘비거'라는 것인데 조선시대에는 차를 읽을 때 커다란 기계장치에는 ‘거'라 읽었고 작고 단단한 장치는 ‘차'라 읽었으니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비차가 비거로 구전돼 왔으니 비거라 발음함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p69)
신경준(1712~1781년)의 여암유고 권8 잡저 2 거제책(갑술 1754년 저술)에서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홍무(명나라 신종의 연호로 여기서는 임진왜란 기간을 뜻함)년간에 왜구가 영읍(영남 지방의 고을)을 포위하자 어떤 은자가 읍수(수령)에게 이 거법을 가르쳐 줘 성에 올라가서 쏘아 한번에 30리를 가게 했다 하니 역시 이것이 비거의 종류다. 이처럼 사람의 재주는 가히 측량할 수 없을 정도인데...(후략).” (p70)
‘오주연문장전산고' 중 비거 변증설의 전문...
“수레가 뭍으로 다니고 배는 물에서 다니는 것이 배와 수레의 상도(일반적인 방법)인데 이제 수레를 만들어 날게 하고 나무로 깎은 바퀴를 돌려 배를 나아가게 하는 것은 배와 수레의 이도(그르거나 다른 방법)로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만일 이치가 상도를 거스를 수 있다고 믿는다면 수레가 나는 것과 배가 바퀴로 움직이는 것으로 증명될 수 있을 것이요. 이치가 상도를 거스를 수 없다고 믿는다면 이런 사실은 세상에는 없으며 단지 간책에서나 볼 수 있으되 단지 공허한 말로만 남아 있을 따름일 것이다. 내가 이에 대해 의혹을 품고 있었는데 그 의혹이 더욱 심해짐에 따라 그것에 대한 과거 사실을 논해 나의 의혹을 풀고자 한다.” (p71)
제왕세기를 살펴보건대
“기굉의 백성은 옥문(중국 감숙성 서부의 지명으로 돈황의 유적이 있음)에서 4만리나 떨어져 사는데 비거를 만들 수 있어 바람을 이용해 멀리까지 다닐 수 있었다. 탕 임금 때에 서풍이 불어오자 그 비거를 움직여 예주에 이르렀는데 탕 임금이 그 비거를 부숴버려 그 곳 백성들에게 보여주지 못하게 했다. 그 후 10년 만에 동풍이 이르자 다시 비거를 만들 수 있게 허락해 되돌려 보냈다”고 하는데 이는 혼란했던 시절의 허황된 설이기 때문에 고(옳고 그름을 살핌)할 수 없겠다. (p72)
신승선(승지의 별칭)이-이름은 경준(조선조 21대 영조 때의 실학자)으로 호남 순창군 사람 … 책문에 답하는 대책 중 거제를 논하면서... “임진년 왜추(왜나라 괴수)가 창궐했을 때 영남의 고성이 바햐흐로 겹겹이 포위를 당해 망하는 것이 조석지간에 달려 있었습니다. 이 때 어떤 이가 성주와 매우 친했는데 평소 매우 색다른 기술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비거를 제작해 성중으로 날아 들어가 그의 벗을 태워 날아 30리를 난 뒤 지상에 착륙해 왜적의 칼날에서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하였는데 만일 그러하다면 옛날부터 그 제도가 있었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만들 수가 있었으되 다만 세상에 전해지지 않았을 따름이다. (p73)
파려경요(망원경)
황명(명나라) 말기의 기이에 전하기를-
만력 말 어사인 섭영섭이 강우 지방을 순무할 때 그 곳 유사가 보고하기를
“한 떼의 광객들이 스스로 황백사(황금과 백은을 만들어 내는 일, 즉 연금술)에 능하다고 하는데 … 손에 한 돌멩이를 쥐고 있었는데 칠척(엄지 손가락 일곱 마디)쯤 되는 수정과 같은 것이었다. 그것을 책상에 놓으니 상하 전후에 있는 물건이 그 가운데 투영돼 작은 먼지까지도 자세히 보였다.
환법 (마술) (p75)
태평광기에 노반이라는 자는 돈황 사람으로... “그의 기술의 교묘함이 귀신같았는데 양주에 있으면서 부도를 만들고 나무 연을 제작해 가로나무를 계속 두드리고 세 번 내리면서 그것을 타고 내려왔다”고 했다.
홍서에는 “당나라 목종 때의 한지화는 본시 왜인(일본 사람)으로서 나무 다루기를 잘해 온갖 새들의 형상을 제작했는데 마시고 쪼는 동작이 진짜 새와 다름없었다. 관려를 복중에 설치해 띄우자 구름을 넘어 힘차게 날아 백척이나 높이 날고 이백보 밖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지상에 착륙한다. 만일 이 제도를 수레에 적용한다면 수레가 나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p76)
“일찍이 원주사람이 소장하고 있는 책을 봤는데 곧 비거제로 가죽으로 만든 것에 네 사람을 태웠는데 고니나 따오기 형태를 만들어 복중을 쳐서 바람을 일으키면 공중으로 떠올라 백장(약 300미터)이나 날아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양각풍(회오리바람)이 불면 나아가지 못해 추락하고 광풍을 만나도 날아 갈 수 없다. 그 제도가 상세히 기록돼 있는 것을 보았다"고 했으며.
전주부 사람인 ‘김시양(조선조 16대 인조 때의 문신)’이 말하기를 “호서 지방 노성에 ‘윤달규'란 사람이 있는데 명제 후예로서 교묘한 기기를 잘 만든다. 이 사람 또한 비거제를 갖고 있어 기재해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진정으로 그 제도를 모방하려 한다면 우선 수레를 나는 연과 같이 만들고 날개와 깃털을 부착하고는 그 안에 기계를 설치해 (p77) 사람이 그 가운데 타서 기계를 작동하기를 잠수부가 수영하듯 굼벵이가 몸을 굽혔다 폈다 하는 듯이 움직여 풍기를 발생하게 한다면 양 날개로 스스로 훨훨 날아올라 깜짝할 사이에 천리를 날 수 있으리니 열구가 순오(15일)만에 돌아오고 대붕이 삼천리를 나는 기세가 어찌 이보다 나으리요.
그 기계는 오로지 연결쇠가 좌우로 움직이며 연결돼 신축하고 서로 운행하며 기중에서 바람을 일으키면서 양 날개가 펄럭거려 확연히 떠서 경풍대기의 위에서도 그 기세를 막지 못할지니 이는 곧 기로서 기계를 움직이고 새로서 방법을 삼았기 때문에 생각으로는 가능하다 하겠다.
해국도지에 비거도가 있으니 후에 고거하기 바란다. (p78)
재윤은 생각을 가다듬듯 혜인에게 비행기 설계 순서를 찬찬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만들고자 하는 비행기의 요구조건을 구체화해야해.” … “어디에 사용하려고 비행기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말하는 거지. 무엇 때문에, 얼마만한 거리를, 얼마의 높이로, 얼마만한 물건이나 사람을 태우고, 얼마만큼 빨리 가야하는지, 그 요구조건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대강의 기체 형상과 엔진을 선정해야 할거야.” (p151)
“또 있어. 순항 성능, 상승률, 실속 속도, 이륙거리, 항속거리 등 항공 역학적인 요구치를 계산해 내고 그 계산 조건에 맞는 세부적인 기체 형태를 선정해야 하지.” … “그리고 그 형상에 따라 작용되는 저항력을 계산해서 그 계산을 토대로 필요한 추력만큼의 성능을 가진 엔진을 선정하고, 무게 변화를 고려해 구체적으로 다시 계산하고, 안정성에 관한 사항을 고려해 그 값에 대응시켜 만족하게 된다면 일 단계가 된 거야.” … “그렇지. 그 다음엔 만들어진 자료에 대한 실제 성능을 계산해야해. 계산치이긴 하지만 구체적인 성능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차트화해서 성능 차트까지 만들면 이 단계가 된 것이고.” … “삼 단계로 비행기 각 부분의 구조와 장치들을 비행기 중량과 균형을 적절히 안배해서 배치하는 작업을 해야 해.” (p152)
“예나 지금이나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이라면 새의 모습을 본 따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겠지. 특히 고니나 따오기는 날개 면적이 넓고 몸이 길어 가로 세로 안정성이 높단다. 그래서 작은 바람이나 작은 추력으로도 활공할 수 있는, 비행기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야.” (p153)
“노질은 그렇게 하는 게 아이다. 자. 잘 봐라. 노를 앞뒤로 밀지 말고 옆으로 수이수이 미는 거다.” … “이눔아. 보트 노가 무슨 노고? 코쟁이 노는 노가 아이다. 진짜 노는 한국 노밖에 없는기다.” … “다른 노로는 이런 배도 혼자서는 몬 움직이는 기다. 택도 읍다.” … 우선 노의 단면의 모양은 비행기 날개나 프로펠러의 단면과 거의 같은 모양이었고 노를 젓는 동작 또한 앞 뒤로 물을 밀어내는 형식이 아니라 갈지자 모양으로 마치 프로펠러가 공기를 깎아나가듯 물을 칼질해 나가는 방법이었다. 그렇다. 한국의 노는 물을 밀어내는 유체의 저항식이 아닌 비행기의 날개나 프로펠러처럼 유체 역학의 베르누이 정리를 이용한, 작은 힘으로 큰 힘을 낼 수 있는.... 그 무거운 비행기가 공기의 힘만으로 뜰 수 있는, 즉 유체의 저항치보다 유용한 방향의 힘을 이십배에서 삼십배 더 이용할 수 있는 유체 역학의 극치인 날개 꼴 그 자체인 것이었다. (p172)
“... 우리가 연을 날릴 때 바람을 잘 받도록 연에 매어있는 실의 위치를 조정해서 맞바람과 연의 각도를 조절하듯 날개도 두툼한 부분으로 가장 큰 힘이 일어날 수 있도록 받음각을 잘 조절해야 하는 거야.” … “요즈음 날개 꼴에 대해 연구한 학설들을 보면 날개 꼴을 잘 만들고 적당한 받음각을 주면 그 날개가 앞으로 나아갈 때 앞쪽에서 부딪히는 유체의 저항력보다 양력이 거의 30배나 되는 엄청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설이 일반화해 있어.” (p177)
“마찬가지야. 한국 배의 노도 사람이 젓는 것인데 사람이 젓는 것인데 사람이 젓는 힘의 삼십 배 힘으로 배를 앞으로 내 보내는 추진력이 생길 수 있게 되는 거야.” (p178)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이 있지. 초가삼간 다 타도 칠기 옷장은 남는다는....” (p203)
“그렇지. 그처럼 여러 가지 수지의 재료가 요즘처럼 화공약품의 합성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고 모두 천연 재료에서 추출한 슬기가 신비로울 정도 아닐까?” … “일일이 말하긴 힘들지만, 굳이 이야기하자면 물고기 부레를 이용한 부레풀, 우뭇가사리 풀, 찹쌀 풀, 소뼈 같은 동물들의 뼈에서 추출한 아교 풀, 또 우리가 이제껏 이야기했던 옷칠. 그리고 도자기를 구울 때 사용한 유약이란 것도 높은 열을 받으면 (p204) 유리 질로 변하는 일종의 광물성 수지로 볼 수 있고....” (p205)
예전부터 미국 사람들은 미국 사람이 비행기를 가장 먼저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물론 아무도 의문을 품지 않는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 1호에 대한 비행기록을 가지고... 그러나 프랑스 사람들은 프랑스 사람이 비행기를 가장 먼저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크레만 아델(Clement Ader : 1841~1925)의 1890년에 증기기관 비행기 에올(Eole)과 1897년에 박쥐 모양의 동력 비행기 아비온(Avion)을 갖고서 말입니다. (p255)
옛날에 스미스소니언 연구소에서 만든 것인데 무게가 30여킬로그램 밖에 되지 않는다더군요. 그 비행기는 엔진이 달려있지 않고 사람이 페달을 밟아 프로펠러를 돌려서 뜰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해요. 혹시 들어 본 적이 있으세요? (p39)
… ‘비차'에 대한 이야기는 ‘비거'라는 것인데 조선시대에는 차를 읽을 때 커다란 기계장치에는 ‘거'라 읽었고 작고 단단한 장치는 ‘차'라 읽었으니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비차가 비거로 구전돼 왔으니 비거라 발음함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p69)
신경준(1712~1781년)의 여암유고 권8 잡저 2 거제책(갑술 1754년 저술)에서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홍무(명나라 신종의 연호로 여기서는 임진왜란 기간을 뜻함)년간에 왜구가 영읍(영남 지방의 고을)을 포위하자 어떤 은자가 읍수(수령)에게 이 거법을 가르쳐 줘 성에 올라가서 쏘아 한번에 30리를 가게 했다 하니 역시 이것이 비거의 종류다. 이처럼 사람의 재주는 가히 측량할 수 없을 정도인데...(후략).” (p70)
‘오주연문장전산고' 중 비거 변증설의 전문...
“수레가 뭍으로 다니고 배는 물에서 다니는 것이 배와 수레의 상도(일반적인 방법)인데 이제 수레를 만들어 날게 하고 나무로 깎은 바퀴를 돌려 배를 나아가게 하는 것은 배와 수레의 이도(그르거나 다른 방법)로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만일 이치가 상도를 거스를 수 있다고 믿는다면 수레가 나는 것과 배가 바퀴로 움직이는 것으로 증명될 수 있을 것이요. 이치가 상도를 거스를 수 없다고 믿는다면 이런 사실은 세상에는 없으며 단지 간책에서나 볼 수 있으되 단지 공허한 말로만 남아 있을 따름일 것이다. 내가 이에 대해 의혹을 품고 있었는데 그 의혹이 더욱 심해짐에 따라 그것에 대한 과거 사실을 논해 나의 의혹을 풀고자 한다.” (p71)
제왕세기를 살펴보건대
“기굉의 백성은 옥문(중국 감숙성 서부의 지명으로 돈황의 유적이 있음)에서 4만리나 떨어져 사는데 비거를 만들 수 있어 바람을 이용해 멀리까지 다닐 수 있었다. 탕 임금 때에 서풍이 불어오자 그 비거를 움직여 예주에 이르렀는데 탕 임금이 그 비거를 부숴버려 그 곳 백성들에게 보여주지 못하게 했다. 그 후 10년 만에 동풍이 이르자 다시 비거를 만들 수 있게 허락해 되돌려 보냈다”고 하는데 이는 혼란했던 시절의 허황된 설이기 때문에 고(옳고 그름을 살핌)할 수 없겠다. (p72)
신승선(승지의 별칭)이-이름은 경준(조선조 21대 영조 때의 실학자)으로 호남 순창군 사람 … 책문에 답하는 대책 중 거제를 논하면서... “임진년 왜추(왜나라 괴수)가 창궐했을 때 영남의 고성이 바햐흐로 겹겹이 포위를 당해 망하는 것이 조석지간에 달려 있었습니다. 이 때 어떤 이가 성주와 매우 친했는데 평소 매우 색다른 기술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비거를 제작해 성중으로 날아 들어가 그의 벗을 태워 날아 30리를 난 뒤 지상에 착륙해 왜적의 칼날에서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하였는데 만일 그러하다면 옛날부터 그 제도가 있었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만들 수가 있었으되 다만 세상에 전해지지 않았을 따름이다. (p73)
파려경요(망원경)
황명(명나라) 말기의 기이에 전하기를-
만력 말 어사인 섭영섭이 강우 지방을 순무할 때 그 곳 유사가 보고하기를
“한 떼의 광객들이 스스로 황백사(황금과 백은을 만들어 내는 일, 즉 연금술)에 능하다고 하는데 … 손에 한 돌멩이를 쥐고 있었는데 칠척(엄지 손가락 일곱 마디)쯤 되는 수정과 같은 것이었다. 그것을 책상에 놓으니 상하 전후에 있는 물건이 그 가운데 투영돼 작은 먼지까지도 자세히 보였다.
환법 (마술) (p75)
태평광기에 노반이라는 자는 돈황 사람으로... “그의 기술의 교묘함이 귀신같았는데 양주에 있으면서 부도를 만들고 나무 연을 제작해 가로나무를 계속 두드리고 세 번 내리면서 그것을 타고 내려왔다”고 했다.
홍서에는 “당나라 목종 때의 한지화는 본시 왜인(일본 사람)으로서 나무 다루기를 잘해 온갖 새들의 형상을 제작했는데 마시고 쪼는 동작이 진짜 새와 다름없었다. 관려를 복중에 설치해 띄우자 구름을 넘어 힘차게 날아 백척이나 높이 날고 이백보 밖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지상에 착륙한다. 만일 이 제도를 수레에 적용한다면 수레가 나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p76)
“일찍이 원주사람이 소장하고 있는 책을 봤는데 곧 비거제로 가죽으로 만든 것에 네 사람을 태웠는데 고니나 따오기 형태를 만들어 복중을 쳐서 바람을 일으키면 공중으로 떠올라 백장(약 300미터)이나 날아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양각풍(회오리바람)이 불면 나아가지 못해 추락하고 광풍을 만나도 날아 갈 수 없다. 그 제도가 상세히 기록돼 있는 것을 보았다"고 했으며.
전주부 사람인 ‘김시양(조선조 16대 인조 때의 문신)’이 말하기를 “호서 지방 노성에 ‘윤달규'란 사람이 있는데 명제 후예로서 교묘한 기기를 잘 만든다. 이 사람 또한 비거제를 갖고 있어 기재해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진정으로 그 제도를 모방하려 한다면 우선 수레를 나는 연과 같이 만들고 날개와 깃털을 부착하고는 그 안에 기계를 설치해 (p77) 사람이 그 가운데 타서 기계를 작동하기를 잠수부가 수영하듯 굼벵이가 몸을 굽혔다 폈다 하는 듯이 움직여 풍기를 발생하게 한다면 양 날개로 스스로 훨훨 날아올라 깜짝할 사이에 천리를 날 수 있으리니 열구가 순오(15일)만에 돌아오고 대붕이 삼천리를 나는 기세가 어찌 이보다 나으리요.
그 기계는 오로지 연결쇠가 좌우로 움직이며 연결돼 신축하고 서로 운행하며 기중에서 바람을 일으키면서 양 날개가 펄럭거려 확연히 떠서 경풍대기의 위에서도 그 기세를 막지 못할지니 이는 곧 기로서 기계를 움직이고 새로서 방법을 삼았기 때문에 생각으로는 가능하다 하겠다.
해국도지에 비거도가 있으니 후에 고거하기 바란다. (p78)
재윤은 생각을 가다듬듯 혜인에게 비행기 설계 순서를 찬찬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만들고자 하는 비행기의 요구조건을 구체화해야해.” … “어디에 사용하려고 비행기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말하는 거지. 무엇 때문에, 얼마만한 거리를, 얼마의 높이로, 얼마만한 물건이나 사람을 태우고, 얼마만큼 빨리 가야하는지, 그 요구조건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대강의 기체 형상과 엔진을 선정해야 할거야.” (p151)
“또 있어. 순항 성능, 상승률, 실속 속도, 이륙거리, 항속거리 등 항공 역학적인 요구치를 계산해 내고 그 계산 조건에 맞는 세부적인 기체 형태를 선정해야 하지.” … “그리고 그 형상에 따라 작용되는 저항력을 계산해서 그 계산을 토대로 필요한 추력만큼의 성능을 가진 엔진을 선정하고, 무게 변화를 고려해 구체적으로 다시 계산하고, 안정성에 관한 사항을 고려해 그 값에 대응시켜 만족하게 된다면 일 단계가 된 거야.” … “그렇지. 그 다음엔 만들어진 자료에 대한 실제 성능을 계산해야해. 계산치이긴 하지만 구체적인 성능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차트화해서 성능 차트까지 만들면 이 단계가 된 것이고.” … “삼 단계로 비행기 각 부분의 구조와 장치들을 비행기 중량과 균형을 적절히 안배해서 배치하는 작업을 해야 해.” (p152)
“예나 지금이나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이라면 새의 모습을 본 따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겠지. 특히 고니나 따오기는 날개 면적이 넓고 몸이 길어 가로 세로 안정성이 높단다. 그래서 작은 바람이나 작은 추력으로도 활공할 수 있는, 비행기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야.” (p153)
“노질은 그렇게 하는 게 아이다. 자. 잘 봐라. 노를 앞뒤로 밀지 말고 옆으로 수이수이 미는 거다.” … “이눔아. 보트 노가 무슨 노고? 코쟁이 노는 노가 아이다. 진짜 노는 한국 노밖에 없는기다.” … “다른 노로는 이런 배도 혼자서는 몬 움직이는 기다. 택도 읍다.” … 우선 노의 단면의 모양은 비행기 날개나 프로펠러의 단면과 거의 같은 모양이었고 노를 젓는 동작 또한 앞 뒤로 물을 밀어내는 형식이 아니라 갈지자 모양으로 마치 프로펠러가 공기를 깎아나가듯 물을 칼질해 나가는 방법이었다. 그렇다. 한국의 노는 물을 밀어내는 유체의 저항식이 아닌 비행기의 날개나 프로펠러처럼 유체 역학의 베르누이 정리를 이용한, 작은 힘으로 큰 힘을 낼 수 있는.... 그 무거운 비행기가 공기의 힘만으로 뜰 수 있는, 즉 유체의 저항치보다 유용한 방향의 힘을 이십배에서 삼십배 더 이용할 수 있는 유체 역학의 극치인 날개 꼴 그 자체인 것이었다. (p172)
“... 우리가 연을 날릴 때 바람을 잘 받도록 연에 매어있는 실의 위치를 조정해서 맞바람과 연의 각도를 조절하듯 날개도 두툼한 부분으로 가장 큰 힘이 일어날 수 있도록 받음각을 잘 조절해야 하는 거야.” … “요즈음 날개 꼴에 대해 연구한 학설들을 보면 날개 꼴을 잘 만들고 적당한 받음각을 주면 그 날개가 앞으로 나아갈 때 앞쪽에서 부딪히는 유체의 저항력보다 양력이 거의 30배나 되는 엄청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설이 일반화해 있어.” (p177)
“마찬가지야. 한국 배의 노도 사람이 젓는 것인데 사람이 젓는 것인데 사람이 젓는 힘의 삼십 배 힘으로 배를 앞으로 내 보내는 추진력이 생길 수 있게 되는 거야.” (p178)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이 있지. 초가삼간 다 타도 칠기 옷장은 남는다는....” (p203)
“그렇지. 그처럼 여러 가지 수지의 재료가 요즘처럼 화공약품의 합성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고 모두 천연 재료에서 추출한 슬기가 신비로울 정도 아닐까?” … “일일이 말하긴 힘들지만, 굳이 이야기하자면 물고기 부레를 이용한 부레풀, 우뭇가사리 풀, 찹쌀 풀, 소뼈 같은 동물들의 뼈에서 추출한 아교 풀, 또 우리가 이제껏 이야기했던 옷칠. 그리고 도자기를 구울 때 사용한 유약이란 것도 높은 열을 받으면 (p204) 유리 질로 변하는 일종의 광물성 수지로 볼 수 있고....” (p205)
예전부터 미국 사람들은 미국 사람이 비행기를 가장 먼저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물론 아무도 의문을 품지 않는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 1호에 대한 비행기록을 가지고... 그러나 프랑스 사람들은 프랑스 사람이 비행기를 가장 먼저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크레만 아델(Clement Ader : 1841~1925)의 1890년에 증기기관 비행기 에올(Eole)과 1897년에 박쥐 모양의 동력 비행기 아비온(Avion)을 갖고서 말입니다.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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