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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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2013)

The Berlin File 

8

감독

류승완

출연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 이경영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20 분 | 2013-01-29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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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의 영화는 갈수록 매끈해진다. 하지만 매번 어떤 벽을 느낀다. 

그의 영화를 보면 아주 완성도가 높음에도 완벽한 전범은 따로 있고 그 전범을 충실하게 모사하려는 욕구가 보인다. 

이건 베를린이 본 시리즈를 따라하고 있다고 단정짓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따라한다는 말이 불명예스러워서가 아니다. 류승완의 영화들은 전범들의 옆에 나란히 놓이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나 할까? 좀 더 말을 고르자면 류승완은 베를린이 포함될 장르의 스타일과 관습을 영리하고 예민하게 포착해내고 충실하고 완성도 높게 자기 영화 안에서 구현해 나간다. 그 결과 번듯한 장르영화가 나오기는 하지만 장르 안에서의 관습의 전복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는 적지않은 공복감을 준다. 

한국의 분단 상황이 적용되었다는 것외에는 이를 미국과 소련으로 대치를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구성이다. 디테일들이 주는 소소한 재미들은 풍성한 편이다. 북한이라는 경직된 사회, 그 사회의 성원들이 보이는 행동들은 매씬마다 관객들을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플롯이라던가 스타일에 있어서는 관습화된 서사를 끌고 가느라 그렇게 구축한 캐릭터가 희미해지고 만다. 어차피 류승완이 본 시리즈의 감독이 아니고 장르에 충실하면서도 이 정도 긴장감을 2시간 내내 유지하니 그게 어디냐, 싶기도 하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