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에서 대뇌피질까지 신체의 모든 부위는 그 세포들이 각각의 유전 프로그램을 깨우는 주변의 특정한 정보에 반응할 때 비로소 그 부위에 걸맞은 특수한 형태와 물질을 갖는다." - 스티븐 핑커,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p69
하나의 세포(배아)가 분열을 거듭해서 다양한 기관을 만들어낸다. 세포에는 그 모든 기관에 대한 설계도가 내장되어 있지만 그 기관으로 분화하는 데에는 특별한 물리, 화학의 자극이 필요하다. 시나리오도 이와 마찬가지다. 설정은 하나의 세포다. 이 세포가 다양한 감정을 품은 장면으로 분화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필요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시나리오를 쓴다는 것은 세포를 분열시키고 환경을 조성하는 일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동해야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