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엘리트 스쿼드

자카르타 2013. 12. 4. 21:24



엘리트 스쿼드

The Elite Squad 
8.1
감독
조세 파디야
출연
와그너 모라, 안드레 라미로, 카이우 중케이라, 마리아 리베이로, 페르난다 마샤도
정보
범죄, 스릴러 | 브라질, 네덜란드, 미국 | 115 분 | -
다운로드 글쓴이 평점  



브라질 빈민가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를 볼때마다 어떤 시차를 느낀다. <City of God>을 봐도 그렇고 이번에 본 <엘리트 스쿼드>도 그렇다. 과연 현재도 저런 건지, 과거의 재현인지 작가의 상상력인지 언뜻 구분이 가질 않는다. 오히려 비슷한 배경과 스타일을 보인 SF <디스트릭트 9>이나 <엘리시움>에 더 어울릴 것 같다. 혼란과 생존을 위한 이전투구, 그 가운데서도 삶은 지속되고... 뭐 그런 느낌이다. 


영화는 야외 클럽에서 시작한다. 달동네 어느 폐허에 모인 젊은이들이 약에 취한듯 몸을 흔들고 그 주위에는 무장한 갱단들이 에워싸고 있다. 부패한 경찰들이 수금을 위해 나타나는 것 까지는 여느 일상과 다름없는 듯 싶은데 이들을 훔쳐보고 있던 두 경찰 - 네토와 마티아스가 이들을 향해 총을 쏜다. 삽시간에 클럽은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우리로 치면 특수기동대에 해당할까? 경찰 특수부대 '보피'의 나스시멘토가 출동을 하면서 영화는 6개월 전 상황으로 돌아간다. 


교황이 브라질 리우를 방문하고 빈민가 근처에서 숙박을 하게 되면서 보피팀은 빈민가의 갱단을 소탕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러나 나스시멘토가 보기에 이 작전은 무모하다. 조만간 아빠가 될 그이기에 더더욱 용납이 되지 않는다. 


한편 신임장교 네토와 마티아스가 일선 경찰서에 배치된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네토는 경찰 자동차 정비소에 마티아스는 서류업무부서로 배치된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브라질 경찰의 무능과 부패를 실감한다. 그리고 모든 부패의 정점에 경찰 수뇌부들이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자동차 부품을 구하기 위해 서장이 수금할 돈을 가로챈다. 그러나 서장은 다른 장교를 의심하고 그를 제거하기 위해 빈민가로 순찰을 보낸다. 네토와 마티아스는 그를 구하기 위해 빈민가까지 따라간다. 


나스시멘토는 첫 소탕 작전에서 의도치 않은 희생을 치르게 되고 이 일로 트라우마를 갖게 된다. 트라우마의 치유를 위해 나스시멘토는 희생자의 시신을 찾아 빈민가로 출동하는데 마침 네토와 마티아스가 벌인 총격전에 뛰어들어 두 사람을 구하게 된다. 


이 일을 계기로 네토와 마티아스는 보피에 지원하게 되고, 출산을 앞두고 은퇴를 고민 중이던 나스시멘토는 이들을 받아들인다. 혹독한 훈련이 이어지고 끝내 두 사람은 보피의 장교로 거듭난다. 그 즈음 갱단은 마티아스를 유인해 죽이기 위해 마티아스가 후원하는 아이를 이용하기로 한다. 그러나 변호사가 되기 위한 마티아스의 면접과 겹치게 되고 친구를 위해 대신 나선 네토가 갱단에 사살 당한다. 이후 마티아스와 나스시멘토는 처절한 복수에 나서고 결국 빈민가를 장악한 갱단 두목을 응징한다는 얘기다. 


영화내내 전개되는 폭력의 수위는 상당히 높다. 유혈이 낭자한 것도 그렇지만 갱들이나 경찰이나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 경찰이 마약만 다루지 않았다 뿐이지 갱들과 별다른 차이도 보이지 않는다. 저게 실재 브라질이란 말이지? 이런 질문이 나오게 되는게 바로 이 지점들이다. 


그렇게 폭력을 폭력으로 갚으면서 어떤 상황을 일단락 짓지만 그게 어떤 서사의 종결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한 사람이 어떻게 무자비한 경찰이 되어가는가? 시스템에 개인들은 어떻게 편입되어 가는가를 보여줄 뿐이다. 

다른 영화도 그랬을까? 처지 불능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어떤 섣부른 치유나 봉합이 아니라 이 이야기를 보라고 외치는 것 정도가 아닐까? 그래서 이렇게 적나라 하게 현미경을 들이대는 영화를 보면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이 다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싶다. 뻔한 설정과 플롯에 길들여져 가던 중 간만에 힘 있는 영상들을 만났다. 


이 감독이 <로보캅>의 리메이크를 하게 된 것은 최상의 선택이다. 3년 후에 나온 <엘리트 스쿼드 2>를 찾아봐야겠다. 




'리뷰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르고  (0) 2013.12.11
그래피티  (0) 2013.12.09
Dog Day Afternoon  (0) 2013.11.21
The Wolverine  (0) 2013.11.17
수면의 과학  (0) 2013.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