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치되었다고 할까? 철이 들었다고할까?
1편에서는 선과 악의 경계없이 폭력이 난무했던 것과는 달리 2편에서는 1편을 포함한 폭력의 악순환의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이 둘 사이의 싸움에 집중한다.
(물론 영화는 거악에 대한 충분한 응징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여전히 몸통과 머리는 건재하다.) 그런 면이 1편의 야성을 기대한 관객들에게 실망을 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썩 괜찮은 변화였다고 본다.
1편도 따지고 보면 무분별하게 난사된 총알에 비해 마지막 응징한 악이 초라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다. 교황의 외유라는 상부의 날갯짓이 일으킨 폭풍에 휘말린 상황이 갖는 부조리에 대한 인식 없이 거칠게 반복되는 폭력은 모두 외설스럽기만 했다. 잘 만든 포르노 같다고나 할까? 그런 면에서 그 부조리의 인과관계에 초점을 맞춘 감독의 의도는 2편이 단지 1편의 흥행에 따른 부산물이 아니라 1편을 완결짓는 서사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법을 집행하는 경찰과 권력층의 통제 수단으로서의 법의 속성을 꿰뚫어보는 인권운동가의 대립, 그리고 갱의 폭력에 대한 대중의 혐오든 지하경제의 돈이든 모두 표로 환산해 내는 정치인의 모략, 그리고 거기에 기생하는 대중매체 등의 역학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폭력을 탁월하게 묘사해낸다.
전작보다 폭력을 직접 묘사하는 수위는 많이 줄었지만 그 폭력의 결과를 관객의 호흡보다 빠르게 제시하면서 폭력의 충격을 증폭한다. 이 감독이 신년에 선보인다는 <로보캅>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