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보면서, 그의 영화에서 반복되는 소재와 주제들을 보면서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조금씩 발견하는 중이다. 그가 천착한 것은 소재가 아니라 결국 사람이 아니었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랄까? 진지한 사랑의 고백도, 쾌락의 절정에 다다르고자 하는 몸부림도 모두 가볍기 그지없음을, 그 무의미한 말과 행동들의 세계에 대한 탐색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극장전>의 김상경도 그렇지만 홍상수의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고, 그의 인물은 생생하다. 전형성을 지니면서도 세세한 디테일들은 주변에 그와 비슷한 인물들을 대입시키게 한다. 누군가는 그게 모델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지만, 막상 글을 쓰다보면 어느 누군가를 모델로 하고 있다고 해도 그 모델의 전형만 남고, 결국 장르의 관습에 부합하는 인물만 남게되곤 한다. 그에 비하면 홍상수 감독의 관찰은 얼마나 섬세한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극장전>에서 최영실이 여관방을 나가면서 김상경에게 하는 말 '영화를 잘 못 보셨네요'라는 말은 감독의 진심이 어느 정도 담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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