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머드

자카르타 2014. 5. 29. 22:08


머드 (2013)

Mud 
8.1
감독
제프 니콜스
출연
매튜 매커너히, 타이 셰리던, 리즈 위더스푼, 제이콥 로플랜드, 마이클 섀넌
정보
드라마 | 미국 | 131 분 | 201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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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방문을 닫고 있으면 열기가 오른다. 밤공기부터 6월로 접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계속 영화를 보면서 리뷰를 해 왔는데, <머드>에서 막혔다. 영화에 등장하는 강처럼 긴 여운을 남겨주는 영화지만 딱 꼬집어 무엇을 말하려는 영화인지는 그만큼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다. 


14살 소년 엘리스와 넥본은 자기만의 공간을 찾아 강 한 가운데 있는 섬을 찾는다. 그곳엔 기이하게도 배 한 척이 높다란 나무에 걸려 있다. 자신들만의 아지트로 삼으려던 아이는 이미 먼저 그곳에서 자리를 잡은 도망자 머드를 만난다. 아지트를 찾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어릴 때가 떠올랐다. 광장동 광나루에서 지금의 강변역까지 강을 따라 길게 나있던 채석장과 벽돌 공장들을 따라 하염없이 걷던 기억, 아차산 자락 어디 쯤 무슨 용도로 만들어 놓은 것인지 모를 시멘트 벽을 의지해 나뭇가지와 낙엽 등으로 아지트를 만들던 기억이 반가웠다. 그 당시는 그렇게 낯선 곳을 무작정 걸어다녀도, 산에 숨어 한나절을 보내도 낯선이의 위협에서 안전한 때였음을 새삼 깨닫는다. 


두려울만도 했을 텐데.. 엘리스와 넥본은 머드와 곧 친구가 된다. 아마도 추측컨데, 한 여자를 기다리고 있다는 머드의 말이 엘리스에게 공명을 일으킨 것인지 모르겠다. 이혼을 목전에 둔 엘리스의 부모와 대비가 됐던 것일까? 엘리스는 아버지에게 묻는다. 사랑하지 않았었냐고? 엘리스가 고학년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것과 동시에 머드가 기다리던 여자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여자를 지키는 사람들도. 머드는 여자를 위해 살인을 하고 도망다니는 중이란다. 죽은 피해자의 가족들이 사람을 풀어 여자를 지키고 있다. 그럼에도 엘리스는 머드와 여자의 만남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 


열 네 살 꼬마가 사랑에 대해 뭘 알았을까? 아이가 생각한 사랑이란 도대체 뭐였을까? 그의 부모가 보여줬던 불안한 가정에 대한 보상을 바랐던 것일까? 머드와 여자의 사랑이 결국 이별로 끝이나자 엘리스는 머드를 떠난다. 


<테이크 쉘터>에서도 현실의 조각들을 가지고 긴 감정의 여운을 만들어 냈던 감독은 이 영화 <머드>에서도 일상의 파편들에서 사랑에 대한 은유를 추출해 낸다. 엘리스 부모의 부부생활도 엘리스의 풋사랑도 머드와 여자의 사랑도 모두 강물에 씻겨 보내면서, 감독이 하려고 했던 얘기는 무엇이었을까? 애써 관계를 봉합하지 않는 것은 그럴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한 것일까? 현실에 대한 작위를 멈추면서 오히려 그 외로움을 위로하려는 것일까? 모두 다 흘러간다고 말이다. 엘리스가 섬으로 찾아가던 때 지류에서 벗어나 본류로 들어가면서 그 광대함에 숨을 멈췄던 것처럼, 머드도 새롭게 만든 아버지와 함께 바다로 들어서면서 말을 잇지 못한다. 그렇게 우리 모두 흘러가면서 떠내려 보내면서 성장하는 법이라고 쓰담쓰담 해주는 것인가? 그렇다면 감독은 꽤 성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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