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숙하고 화려한 액션을 자랑하는 늙은 킬러가 뇌종양에 걸렸다. 남은 시간은 석 달. 조직은 그에게 인정사정 없이 퇴직을 권하고, 토사구팽된 킬러는 자신의 삶 중 가장 정리가 안 된 '가족'에게로 돌아간다. 남은 여생을 딸과 화해를 하는데 쓰려고 했는데... 그를 버린 조직에서 그를 다시 찾아온다. 도망친 국제 범죄자를 찾아 암살을 하라는 것. 조건으로 실험 중인 약을 제안한다. 결국 킬러는 가족과 보낼 시간을 벌기 위해 또 다시 가족에게서 떨어져, 혹은 가족들을 위험에 처하게 만들 임무를 다시 맡게 된다. 킬러의 이중생활은 그렇게 진행된다.
오히려 결말은 명쾌하다. 영화가 진하게 밑줄을 그으려 했던 것은 '킬러의 이중생활'인 것 같다. 그러나 그 이중생활의 긴장, 갈등, 딜레마가 그다지 읽히지 않는다. 신약을 맞은 케빈 코스트너의 몸이 좀 부작용에 시달린다 뿐이지 딸과 가정을 지키려는 욕망과 이율배반의 임무 사이에서 능숙하게 위기를 모면해 나간다. 케빈 코스트너는 그렇게 멋진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상황을 오히려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몇몇 장면들은 화려했던 그의 전성기의 클립들을 떠올리게 한다.
엠버 허드의 연기는 너무 과장되어서 첫 장면의 신입 요원의 인상과 너무 차이가 난다. 도대체 한 영화에서 나오는 한 캐릭터인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