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더 머쉰

자카르타 2014. 6. 21. 17:01


더 머쉰 (2014)

The Machine 
6.4
감독
카라독 W. 제임스
출연
토비 스티븐스, 케이티 로츠, 데니스 로슨, 샘 하젤딘, 리 니콜라스 해리스
정보
SF, 스릴러 | 영국 | 90 분 | 2014-05-00
글쓴이 평점  



주인공 토비는 군연구기관에서 사람의 뇌를 대신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다. 거듭되는 실패에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그의 딸이 뇌 관련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뭐라고 하는데 무슨 병인지는 모르겠다.) 여러명의 지원자들이 그와 함께 하고 싶어 스스로 개발한 인공지능을 가져오지만 그의 튜링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다. 그러던 중 케이티가 만든 인공지능이 테스트를 통과한다. 

이로서 토비와 케이티가 공동연구를 진행하려는데, 케이티는 이 시설에 모종의 음모가 있음을 간파하고 그 비밀을 캐내려고 한다. 이를 눈치 챈 관리자는 케이티를 암살하고 토비는 케이티가 남긴 연구로 안드로이드를 완성한다. 

'기계'라고 불리는 안드로이드는 자신을 생명으로 인식한다. 자신의 힘을 조절하지 못해 살인까지 하게 되지만 죄의식에 괴로워하기도 하고 관리자가 토비를 위협하며 로봇 병기가 되기를 강요할 때 딜레마에 빠지기도 하고 끝내 비밀을 지키며 거래에 응하기도 한다. 

결국 토비의 딸이 죽고 딸의 뇌정보를 저장하려는 토비는 그 댓가로 '기계'의 인성을 제거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마지못해 토비는 '기계'에게서 인성을 제거하지만 관리자는 약속을 어기고 토비를 제거하려고 한다. 그러나 토비는 '기계'의 인성을 제거하지 않았고, '기계'는 자신의 인성을 감추고 무감한 로봇을 흉내내고 있었음이 드러난다. 이후로는 최종병기 그녀의 복수전. 


이 영화는 참 특이하다. 인간과 가상 캐릭터와의 교감을 다룬 면에서는 최근의 <그녀>나 꽤 오래전에 나온, 거 뭐더라 알 파치노가 나오는 그 영화와 비슷하고 더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기계 인간의 정체성을 다룬 <블레이드 러너>와 상통하는 면이 있다. 인간이길 바라는 로봇. 시종일관 이 욕망이 만들어내는 갈등과 딜레마가 흐르지만 어떤 감정을 만드는 데에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유가 뭘까? 

영화 앞부분을 채우고 있는, <로보캅>에서 강조하고 있는 인간의 수단화, 물화에 대한 주제가 뒷부분의 주제와 상충되기 때문일까? 산만한 면은 있다. 은근히 착취당하고 이용당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정확히 6구역에 갇힌 병사들이 얼마나 인간 이하의 상황을 겪고 있는지는 충분히 설명되고 있지 않다. 그저 경비를 서는 반인반계의 경비원들의 자체 검열과 변형되 신체가 주는 이물감, 낯설음 정도일까? 때문에 마지막 '기계'가 반란을 일으킬때, 그 앞에 경비원 책임자가 '기계'와 함께 눈물을 흘릴때 그 공감의 초점이 모호하게 느껴진다. 그 경비들은 왜 반란을 일으켰던 것일까? 


아, 알파치노의 영화는 <시몬>이다. 이 영화는 <그녀>나 <시몬>처럼 혹은 <로보캅>의 주인공처럼 새로운 인류로서의 고독감이 없다. 이미 수많은 실험을 해서 탄생된 많은 동료들이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그런 면에서 <로봇 아이>와 같다고나 할까? 하여튼 정확히 주장하려는 주제와 그 주제의 반대편에서 안티테제를 몸으로 실현하는 악역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 이 영화를 상당히 모호하게 만든 것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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