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여러 개의 플롯으로 되어 있다. 영화 전반부,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는 해커 노마드를 추적한다. 추적의 플롯이다. 노마드의 IP주소를 추적해 그의 집으로 들어갔을 때 그들은 거기서 어떤 위협과 마주친다. 그리고 깨어보니 감금된 상태. 이때부터 이들은 탈출을 모색하고 감금시설로부터 도망친 이들은 거꾸로 추적당하는 입장에 놓인다. 추적의 플롯의 역전.
그러나 감독은 이 영화가 그저 쫓고 쫓기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듀얼>처럼 그저 영문도 모르고 그저 쫓고 쫓기는 영화가 되는 것은 원치 않았던 것 같다. 하긴 그것으로 만족하기에는 영화가 보여주는 추적의 긴장들이 현저히 낮다. 영화는 주인공이 갇힌 세계와 주인공이 탈주 후 경험하는 세계 도처에 수수께끼를 심어 놓는다. 그것은 해답을 구하는 수수께끼가 아니라 그저 오작동을 일으키는 '부자연'스러운 세상일 뿐이다.
추적과 모험의 플롯 끝에, 주인공은 추적의 플롯의 하이라이트인 '갇힘'의 상태 '고립'의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때 노마드는 느닷없이 주인공에게 성찰을 요구한다. 이것으로 주인공이 장애자라는 사실과 틈틈히 과거 회상으로 제시된 장애 이전의 생활이 어떤 맥락과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일까? 주인공은 분노를 동력 삼아 그 자신의 새로운 몸이 된 다리를 가지고 탈주를 시도한다. 그리고 끝내 그는 장벽을 벗어난다.
여러가지 플롯을 뒤섞어 놓는 것은 요즘의 추세같다. 하지만 그 어느 플롯도 제대로 된 긴장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면 그저 산만하게 보일 뿐이다. 마지막에 상황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어떤 쾌감을 주지 못하는 것도 일관된 세계관, 그 세계관에 바탕한 인물들의 일관된 행동들이 결여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도대체 노마드나 그 밖의 스탭들이 왜 인간과 같은 넌센스하고 부조리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결국 주인공의 탈주도 이들의 의도라는 것인데 그 의도는 그저 감독의 의도로 밖에는 읽히지 않는다. 영화가 끝나도 도무지 '왜'라는 커다란 물음표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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