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드라마

밀회

자카르타 2015. 3. 18. 17:29



밀회

정보
JTBC | 월, 화 21시 50분 | 2014-03-17 ~ 2014-05-13
출연
김희애, 유아인, 박혁권, 심혜진, 김혜은
소개
성공을 위해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예술재단 기획실장 오혜원(김희애 분)과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살아온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
글쓴이 평점  



입대 후 좀 익숙해졌을 때였나보다. 함께 보초서는 고참에게 내가 만든(만들)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아마 SF류일 텐데, 지금 생각하면 단지 소재일 뿐인 이야기를 아주 새로운 얘기인 양 신나게 했던 모양이다. 이야기를 다 들은 고참이 한 마디 했다.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 

그때 한 방 먹은 것 처럼 아무 얘기도 할 수 없었다. 미처 생각해보지못한 질문이었다. 그때 서사고 시나리오고 뭣도 몰랐기 때문일까? 요즘들어 다시 그 때의 그 질문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야? 

<밀회>를 보면서 그런 게 부러웠다. 작가가 생각하는 사랑, 인생, 가치 등등을, 통속의 소재를 차용했더라도 그 안에서 충분히 하더라는 거다. 매순간 시청자인 내가 갖는 사랑에 대한, 혹은 사랑을 다룬 서사에 대한 기대를 뒤집으면서, 정작 통속적인 것은 나임을 느끼게 한다. 거기서 기교와 관점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무의미하다. 

20대 때 그저 유명한 작가가 되고 싶을 때 책을 사면 으레 저자의 나이와 약력을 훑어보곤 했다. 얼마나 이른 나이에 유명해졌는지를 보려고. 나이를 조금 먹고 나니 작가의 약력을 훑는 건 여전한데 약간 달라졌다. 얼마나 나이를 먹으면 이런 통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런 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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