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자격
- 정보
- JTBC | 수, 목 20시 45분 | 2012-02-29 ~ 2012-04-19
- 출연
- 김희애, 이성재, 이태란, 장현성, 박혁권
- 소개
- 사교육 열풍과 자녀 교육문제로 갈등하는 주부의 순수한 이웃집 남자와 로맨스를 그릴 예정.





<밀회>를 보고 반해서 찾아보게 되었다.
여러가지, 정성주 작가의 스타일들을 만나게 된다. 최근 <풍문으로 들었소>까지 이어지는 출연진들의 변신을 보는 것도 재밌다.
가장 부러웠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자신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가 있다는 것 말이다. 배우들 역시 다른 작품에서 변신을 거듭하는 것을 보면 작가와 상당한 교감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밀회>와 비교해서 반복되는 장치들, 플롯들이 상당히 보인다. 불륜이라는 소재 때문에 더욱 그렇겠지만 홍신소 직원을 이용하는 것, 여자가 사내의 사타구니를 걷어차 응징하는 것, 경찰을 대동해 현장을 급습하는 것. 그리고 인물들의 설정도 비슷한 구석들이 참 많다. 엄청난 힘을 가진 데 반해 윤리의식이 부재한 인물들의 허위를 드러낸다던가, 그 힘의 종착지에 법이 개입된다던가 하는 것이 그렇다.
하지만 그런 비슷한 요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차이점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물론 <밀회> 이전에 나온 작품이라 <밀회>가 차이를 만들어내는 전략을 취한 것이겠지만) 사람과 인생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히 8부 이후 불륜이 들통이 나고 파경에 이른 뒤에 상당히 느슨한 플롯임에도 끝까지 보게되는 이유는 뭐였나 생각해 본다.
제일 마지막 회의 마지막 장면에서 서래가 혼자 산길에 접어든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이 드라마는 불륜이라는 소재가 가질 수 있는 종착지 - 파경 이후에 삶이 어떻게 지속되고, 여기에 등장한 인물들이 어떤 변화와 어떤 각성을 하게 되는지를 세세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주인공에게 있어 어떤 엔딩이 적절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한다. 결국 아이를 데려오게 하는 것이 해피엔딩일까? 그것도 아니다. 누군가를 소유하거나, 어떤 성취를 하거나 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주인공은 새로운 각성에 다다르고, (혹자는 그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삶을 지속하고) 그렇게 이어지는 삶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여준다. 여러모로 좋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