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퍼니셔(2004)

자카르타 2015. 4. 30. 19:34



퍼니셔 (2004)

The Punisher 
6.3
감독
조나단 헨슬레이
출연
토마스 제인, 존 트라볼타, 레베카 로민, 윌 패튼, 로이 샤이더
정보
범죄, 액션 | 독일, 미국 | 122 분 | 2004-09-10
글쓴이 평점  



복수를 소재로 한 영화들의 플롯은 사실 한정되어 있다. 

복수심을 불러일으킬 범죄가 발생하고, 그 뒤에 그 범죄에 가담한 범인들을 차례대로 찾아가며 응징을 하면 된다. <킬빌>은 전형적인 그런 구도다. 우마 서먼이 병원에서 깨어나 탈출하는 시퀀스를 제외하고는 이런 내용의 시퀀스가 뼈대를 이루고 있고, 거기에 복수할 대상들의 전사들이 매 시퀀스의 프롤로그처럼 전개되는 방식이다. 의문이다. <킬빌>의 시놉시스를 제작자가 봤다면 재밌다고 했을까? 


<퍼니셔>는 이런 복수 플롯의 전형을 유지하면서도 상당히 다양한 변주를 시도한 영화다. 우선 마블 코믹스의 원작 <퍼니셔>에서 주인공이 가족과 공원에서 휴가를 즐기다가 우연히 갱들의 총격전에 휘말려 가족을 잃는다는 설정을 바꿔가면서까지 도입부에 공을 들인다. 이 영화에서 캐슬은 총기밀매조직 소탕을 위해 잠복근무를 하게되고, 거기에 예기치 않게 마약 밀매조직의 보스의 아들이 끼어들었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다른 복수의 플롯이 주인공이 피해자가 되는 장면을 도입부로 삼는 것과는 정반대다. 이 영화에서는 마피아의 두목이 먼저 피해자가 된다. 여기까지는 마피아가 복수의 주인공이 된다. 감독은 왜 이렇게 원작의 설정을 바꾸면서까지 ‘악당의 피해’를 강조하려고 했을까? 상당히 과감한 전복인데, 이 때문에 이 영화가 성취하는 것이 상당히 많다. 


우선 존트라볼타가 연기한 악당을 더욱 부각시키게 되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서 더 나아가 되로 받고 말로 되갚는 그의 잔혹성을 드러낼 수 있다. 그리고 존 트라볼타의 복수의 과정에서 앞으로 캐슬이 차례로 복수를 해나갈 대상들의 역할에 차별을 둔다. 이 부분이 이 영화 <퍼니셔>를 다른 복수물과 다르게, 좀 더 통쾌한 복수가 가능하도록 한 지점이다. 


이 영화는 복수 플롯의 영화가 갖는 궁극의 질문 - 어떻게 하는 것이 악당에게 가장 잔혹한 응징이 될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충실히, 탁월한 답안을 제시한다. 악당인 존 트라볼타는 캐슬의 계략에 의해, 그 자신의 잔혹성과 의심으로 자신의 충복과 사랑하는 아내를 자신의 손으로 죽인다. 이 시퀀스 때문에 단순히 총격전과 격투장면으로 채워질 영화가 상당히 긴장감과 쾌감을 주는 영화가 되었다. 


가장 중요한 뼈대만 갖춰진다면 그 외의 것들은 클리쉐만으로도 흥미진진하게 영화 전반을 끌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다. 복수의 플롯이란 관점에서는 상당히 분석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 



=========== 시퀀스 ===============


2. 1번에 앞서 악역들은 왜 이런 악행을 저지르게 되었는지 상황을 설명하는 얘기가 나온다. 

이 점이 상당히 독특했던 것 같다. 역대 이런 영화가 있었을까? <킬빌>의 경우 그냥 빌에 의해서 결혼식이 엉망이 되는 사건이 전부다. 그 이전에 빌과 여자가 어떤 사이였다는 것은 그냥 그 장면에서 유추가 가능하다. <퍼니셔>에서 이 이야기가 필요했던 건 왜일까? 존트라볼타라는 굵직한 배우가 악역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1. 복수의 발단이 되는 사건 - 이 경우에는 주인공의 일가족이 몰살을 당하는 경우다. 

3. 응징을 마치고 승리를 만끽하는 악역들의 모습 - 여기서는 변호사와 악당의 아내를 의심할만한 장면을 하나 집어넣는다. 

4. 주인공의 복귀. 참상을 다시 확인하고 상징적인 물건들 - 총과 옷을 간수한다. 그리고 복수를 위한 준비를 마친다. 푸에르코리타에서 미국까지의 장소 이동, 시간 차이는 없다. 

5. 적에 대한 정보를 입수. 사전 조사를 마친다. 내분을 위한 계획에 돌입하고. 이 즈음에 같은 건물에 사는 사람들을 돕는다. 그리고 이 점이 상당히 흥미로운데, 여기서 주인공이 노출이 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같이 사는 사람들이 주인공에 대해서 더욱 연민을 갖게 되고, 또 이후에 악당들이 주인공을 찾아오는 일도 생긴다. 

6. 첫번째 복수. 악당의 은행에 쳐들어가서 그가 돈세탁을 하는 돈을 모두 거리에 버린다. 그리고 악당의 하수인 둘을 처치한다. 이 일로 악당은 동업자와 틀어지게 되고 청부살해업자를 고용한다. 

7. 청부살해업자가 캐슬을 방문해 위협하고 살해하려고 한다. 캐슬이 미리 준비한 방어구를 가지고 용케 벗어난다. 

8. 악당이 쿠바 동업자에게 보내는 돈을 모두 태워버린다. 이로서 쿠바 동업자와 악당의 사이가 화해불가능한 지점에 이른다. 

9. 러시아 킬러를 캐슬에게 보낸다. 캐슬의 이웃은 캐슬에게 식사를 대접한다. 캐슬과 러시아 킬러의 혈전이 벌어지고 (이 부분이 상당히 코믹하게 그려진다.) 캐슬의 이웃들은 캐슬을 치료해 준다. 악당들이 쳐들어오자 캐슬의 이웃들이 캐슬을 숨겨주고 고문을 이겨낸다. (이 부분이 개연성이 떨어지지만 이 시퀀스가 노리는 목적은 충분히 이룬다.) 

10. 캐슬이 마지막 복수에 나선다. 캐슬의 농간으로 악당이 자신의 충복과 아내를 죽이게 만든다. 

11. 그리고 캐슬이 마지막 뒷정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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