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현상학과 분석철학

자카르타 2015. 7. 6. 21:33



현상학과 분석철학

저자
박이문 지음
출판사
지와사랑 | 2007-10-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21세기,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롭게 개발된 기술과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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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는 현상학과 분석철학에 대한 개론을 설명하고 2부에서 각각의 대표 철학자들의 주장들을 살펴본다.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강독>을 읽고서 여전히 혼란스러운 내게는 꽤나 쉽게 두 사조에 대해 설명한다. 철학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왜 철학은 과학처럼 패러다임의 완벽한 전환이 일어나지 않느냐는 점이다. 기존의 학설이 폐기되고 새로운 학설로 대치되는 과학과는 달리 해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사조가 나올수록 철학은 그 퇴적층들이 점점 두꺼워지면서 학습량을 늘려가냔 말이다. 그건 아마도 이제껏 철학이 다뤄왔던 문제들이 옳고 그름을 확실하게 나눌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름의 타당성과 일말의 오류들이 새로운 철학을 요구하면서 기존의 것들도 그 가치를 끊임없이 주장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온 것이 아닐지. 


분석철학자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철학은 존재에 대한 발견을 목표로 삼지 않으며 대신 어떤 진술에 대한 옳고 그름을 판단할 뿐이라는 그들의 태도는 썩 마음에 든다. 하이데거나 칸트 등의 저작물들을 읽으면서 도무지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지 종잡을 수 없었던 나와는 달리, 그들은 그 약점을 직시했는지 아니면 나와 같은 절망에 빠졌는지는 모를 일이나 기존의 모든 철학사들을 허튼소리로 만들어버리는 그들의 기백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저자는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소개로 책을 마치면서 그러한 태도 역시 객관적인 진리에 다다를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니며, 그러한 관점은 철학의 종말을 예고할 뿐이라고 한다. 


아직 이들 사조에 대해 이렇다 할 정도의 이해도 없지만, 서사와 관련해서는 어떤 단서를 발견한 듯도 싶다. 후설이나 비트겐슈타인이나 말년에 삶에 천착한 지식, 언어 등을 강조한 것을 보면 모든 서사를 관통하는 이론도 애저녁에 개인의 가치와 삶의 방향으로 관심을 전환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듯 읽은 책이지만 썩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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