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조이

자카르타 2016. 4. 30. 20:59


홈쇼핑 사장은 브랜드 가치가 전혀 없는 신생 기업에 기회를 준다. 스튜디오를 데리고 다니면서 용기를 북돋은 그는, 상품 5만개를 준비하라고 한다. 그러나 흥행 참패로 끝이나자, 사장은 자신이 경솔했다며 손실분의 3분의 1을 돌려주겠다고 한다. 조이는 그마저도 성에 차지 않아 스스로 방송에 나가 제품을 설명하겠다고 하고 사장은 그 청을 들어준다.

아마 한국 관객들은 나와 비슷한 생각일 게다. 그냥 판타지. 우리 현실에서는 전혀 이뤄질 수 없는 일들이 연거푸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결국 사장이 조이에게 다시 기회를 줄 수 있었던 것은 손실분의 3분의 1을 부담하게만든 계약서 때문이지 않았을까? 갑에게도 위험을 분담시키는 거래가 궁극에 약자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던 셈이다.

그런 제도의 차이가 마냥 부러웠던가 하면, 플롯상에서는 증조할머니의 나레이션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것이 특이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주인공이 뒤늦게 창업의 길로 - 그 위험한 길로 뛰어들게 만든 것은 사실,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들다. 그건 인간에 대한 아주 오래된 논란과도 같다. 사람은 위기 상황에 미래를 대비하는가? 아니면 풍족한 상황에 미래를 대비하는가? 할머니의 예언과도 같은 암시는 이런 논란을 뛰어넘어 조이의 도전을 아주 당연한 것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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