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으나 죽지 않은 마녀라…. 설정이 재밌네. 이걸 한국 버전으로 옮기면 어떻게 될까? 어느 궁터에서, 혹은 절집터에서 여자 미이라가 발견되고… 아 그러면 <미이라의 저주>가 되는 건가? 안 될 것도 없겠다. ‘미이라’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던 거니까. 원한이 맺힌 주검은 썩지 않는다고도 하고. 암튼 ‘생생한 시신’이 발견되고 그 시신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저주의 봉인이 풀린다면?
이 영화에서는 ‘마녀’라는 익숙한 캐릭터를 활용했는데, 한국에도 그렇게 차용할 만한 캐릭터가 있을까? 구미호? 아님 열녀문 때문에 살해당한 수절녀? 이렇게 쓰고 보니 이 영화 <오텁시…>의 영리한 지점 중의 하나는 오프닝인 것 같다. 참혹한 살해 현장에서 시작한다는 것. 덕분에 관객은 영화 시작과 함께 커다란 물음 두 개를 안고 시작한다. 살인 사건은 왜 벌어졌나? 지하실 바닥에서 발견된 여자 시신의 정체는 누군가? 그리고 여자의 정체를 밝히면서 그 두 가지 질문을 함께 해결한다. 영악한 것들.
다시 수절녀로. 영화에서 17세기 마녀를 불러와 현재의 미스터리를 해결하는데, 우리 배경에서도 그런 게 납득이 될까? 조선시대 수절녀의 한이 현재에도 통한다? 어려운 일일 것 같다. 아님 명성황후의 곁에 있었다던 그 무당, 조선판 최태민이 등장한다? 이거 좀 먹히지 않을까? 국정을 농단하다 백성들에게 돌팔매 맞아 죽은 무당. 그 무당의 썩지 않은 시신이 발견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저주. 특검에 불려가면서 악쓰는 최순실의 얼굴이랑 겹치기도 하고. 장사가 될까? 안 될까? 그런데 이 영화처럼 결국 무당이 이겨버리면, 영화보고 나서 정말 우울하겠다. 현실도 우울한데 말야.
미국애들 트럼프 치하에서도 이런 멜랑꼴리를 즐길 수 있나 두고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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