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5장.
앞에서 조직을 얘기하다가 다시 율법으로 들어간다. 어찌된 건지. 나병과 유출병에 걸린 사람에 대한 조치(추방), 이웃에게 죄를 저질렀을 때의 처방, 아내의 불륜이 의심스러울 때의 조치가 나온다.
이웃에게 저지른 죄는 5분의 1을 더해서 변상하라고 하는 것을 보면 죄라기보다는 손해를 끼친 것을 말하는 것 같다. 가장 재밌는 건 아내의 불륜이 의심스러울 때 성막 바닥의 먼지를 물에 타 먹이는 대목이다. 여자에게 죄가 있으면 그 물이 독이 되고, 죄가 없으면 괜찮다는 식이다. 중세의 마녀 사냥과도 비슷하다. 주목할 것은 이렇게 아내를 의심하는 남편에게는 무고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이 조항에 따라 먼지물을 마셔야 했을까?
이렇게 구약에는 현대의 정서상 말이 안 되는 부분들이 너무나 많다. 교회에서도 이를 인정한다. 구약의 시대적, 문화적 한계는 예수의 부활로 극복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예수의 부활로 무엇이 어떻게 완성되었는지는 여전히 블랙박스다. 많은 경우 자의적으로 폐기되고, 인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십일조와 동성애에 관한 조항들이다. 이렇게 취사 선택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일까?